포스코·현대제철, 수익성 개선 성공 비결은 '고로'
2015-08-05 13:42:50 2015-08-05 13:42:50
철강 업황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고로사들의 수익성 개선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전방산업 부진으로 철강재 수요가 감소하고 저가 수입재 공세로 가격이 하락하는 이중고가 심화되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롤마진 개선으로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로사의 경우 전기로나 반제품을 가공, 판매하는 철강기업에 비해 원재료 가격 하락 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고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상대적으로 다양하다. 같은 마른 수건이라도 쥐어짤 수 있는 여력이 더 많다는 의미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3고로에서 방열복을 입은 작업자가 쇳물이 통로를 따라 토페토카(쇳물을 닮아 옮기는 차량)로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국내 철강기업 중 고로를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005490)현대제철(004020)은 2분기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영업이익을 내놨다.
 
포스코는 2분기 개별기준 매출액 6조5760억원, 영업이익 60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5%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개별기준 매출액 3조7022억원, 영업이익 4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8.3% 증가했다.
 
양사 모두 제품 판매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로 매출액은 줄었지만 고부가 제품 판매량 증가와 비용절감 등의 노력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
 
매출액이 줄고 영업이익이 늘면서 영업이익률도 상승했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2분기 7.6%에서 올 2분기 9.2%로 1.6%포인트 높아졌다. 현대제철도 8.6%에서 11.5%로 2.9%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 국내 철강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전기로나 슬라브 등 반제품을 가공해 판매하는 다른 철강기업들이 영업이익 적자나 소폭 증가에 그친 것에 비하면 선방한 수치다. 다른 기업의 경우 들여오는 반제품 가격과 이를 가공해 판매하는 최종 제품과의 가격차이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고로사들은 쇳물부터 최종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어 생산 가능한 제품 종류가 다양하고 이 과정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
 
현대제철은 상반기 제철원료 최적 배합모형 설계를 통해 저가 원료 사용을 확대하고 에너지 및 설비 효율을 최적화하는 등 전 부문에 걸친 원가절감으로 총 1831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고로사의 장점을 살린 비용절감 노력이 효과를 본 것이다.
 
쇳물을 만들 때 철광석과 석탄 등 주원료 외에도 여러 가지 부원료가 사용되는데 이때 얼마나 최적의 배합비율을 찾아내느냐에 따라 마진율을 개선할 수 있다. 제선 및 제강공정 기술력이 높으면 저가원료 배합비중이 높아도 고품질의 쇳물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포스코가 중국에 수출한 파이넥스 공법이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전체 철광석 중 80% 이상으로 물량을 많지만 가격은 20% 이상 저렴한 가루형태의 철광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또 기존 용광로에서 원료를 예비 처리하는 코크스공정과 소결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용광로 투자비를 기존 대비 15%가량 낮출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 질산화물, 비산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도 줄일 수 있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포스코 파이넥스 3공장 전경. 사진/포스코.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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