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 아파트는 역시 오를 때 더 빛이 났다. 시세를 이끄는 아파트로써 일반 아파트보다 두 배 가까운 상승 속도를 보이고 있다.
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KB선도50지수는 올들어 4.19% 상승했다. KB선도50지수는 매년 12월 기준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변동률을 지수화 한 것이다. 강남 개포주공, 삼성동 아이파크, 잠실 파크리오, 압구정 현대,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등 주로 서울 내 대단지, 고가 랜드마크 아파트들이 포함된다.
올들어 전국 아파트 평균 상승률은 2.89%로 랜드마크 아파트 상승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은 2.68%, 수도권은 3.87% 올랐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전용 49.5㎡는 지난 1월 말 8억3000만원에 매매됐지만 최근에는 9억원 매각한 기록이 남아있다. 같은 기간 인근 일반 아파트인 대치 삼성 전용 59.8㎡가 6억7500만원에서 7억원으로 상승, 큰 움직임이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포주공, 잠실주공5단지,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예정 아파트는 3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로,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개발 후 가치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투자형 상품들이다. 실수요보다 투자수요가 시장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랜드마크급 아파트는 주거 환경이 우수한 대단지거나 미래 가치가 뛰어난 재건축 예정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단지가 커 시장 구성원이 다양하고, 투자 수요도 상당수 있어 시장 회복기에는 상승을 주도하고, 하락기에는 침체를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투자수요에서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대형, 재건축, 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 전반적인 수도권 부동산침체로 확산됐다.
2009년~2013년 5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5.3% 떨어지는 동안 KB선도50개 단지의 아파트값은 7.6% 하락, 내림세를 주도했다.
◇강남구 랜드마크아파트 중 하나인 개포주공은 인근 일반아파트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에 매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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