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감소와 공공 발주 물량 감소까지 이어지면서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들이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전력을 기울기고 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강북권 재개발 사업은 물론 지방 도시정비 사업들이 대거 진행되면서 그동안 대형 건설업체의 무대였던 관련 시장에 중견사들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25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375억달러에 비해 32.1% 줄어들었다. 아시아 지역에서 130억3000만달러를 수주하면서 210%나 증가했지만 저유가 등에 따른 발주 지연과 취소 등이 이어진 중동에서 28.1%가 감소했다.
반면, 국내 수주는 공공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훈풍이 이어지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크게 늘면서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 감소를 일부분 메워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설협회에 집계 결과 올해 상반기 국내건설수주액은 73조90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9조6551억원과 비교해 48.8%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27조9586억원 수준이었던 민간부문이 50조4627억원으로 80% 넘게 늘면서 증가폭을 키웠다. 공공부문은 발전송배전과 항만·공항 등 토목 부문 물량이 늘었지만 건축부문이 20% 넘게 줄면서 8.1% 증가하는데 그쳤다.
민간부문 국내 수주 증가는 신규주택, 재개발·재건축 등 주거용 건축이 2배 이상 증가하면서 건설업체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2013년 상반기 9조6916억원에 머물렀던 민간부문 건축 주거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 14조5119억원으로 늘더니 올해는 29조4039억원까지 증가했다.
특히, 2조원을 웃도는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과 9000억원 규모의 고덕3단지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등이 건설업계의 일감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
◇총 사업비만 2조원을 웃도는 가락시영 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이처럼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건설업계 먹거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대형업체 뿐 아니라 중견업체의 시장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반도건설은 최근 부산 구포3구역을 시작으로 청주, 광주, 창원 등 3곳에서 잇달아 수주에 성공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또 아이에스동서도 지난 3월 부산에서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재개발 사업에 진출했고, 금성백조주택도 경남 사천에서 재건축 사업을 처음으로 수주했다.
중견업체들은 지방 정비사업 진출을 시작으로 노하우를 쌓은 뒤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중견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정비사업의 경우 대형업체들이 이미 선점한 상황이며, 브랜드 파워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신규 택지지구가 줄어들고 국내 일감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방을 시작으로 차츰 수도권 정비사업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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