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상장사들이 계열사의 빚 보증인을 자청하고 있다.
상장사 채무보증 가운데 무려 87%가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위기로 자회사 재무구조가 악화될 경우 모회사마저 위험에 빠질 수 있어 투자시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초부터 전날까지 타인에 대한 채무보증 결정 공시 160건 가운데 86.8%인 139건이 계열사를 상대로 한 것이었다.
코스닥시장 역시 98건 가운데 86.7%인 85건이 같은 목적으로 이뤄졌다.
이런 상장사 대부분은 연초 이후 같은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두 번 이상 실시했다.
특히 이 가운데 다수 상장사가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어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신성이엔지는 실적악화를 무릅쓰고 연초부터 7차례나 적자 상태 자회사인 신성홀딩스를 위한 채무보증을 섰다.
신성이엔지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직전분기대비 각각 73.0%와 25.1%나 줄었다. 이 기간 신성홀딩스 역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한 차례 채무보증 금액이 자기자본보다 많은 곳도 있다.
명문제약은 올해 2월 계열사인 명문투자개발이 우리은행으로부터 320억원을 차입할 수 있도록 자기자본 257억원보다 150% 많은 384억원을 채무보증금으로 제시했다.
에스에이엠티는 계열사 에스에이엠티유가 한국시티은행에서 90억3000만원을 빌릴 때 자기자본보다 235% 많은 117억3900만원을 보증금으로 걸었다.
증권가는 과도한 채무보증이 자칫 연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은 제 1금융권에서 양호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없는 업체가 주로 선택하는 방법"이라며 "순환 구조상 자회사에서 부실이 나타나면 연쇄적으로 모회사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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