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의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관리가 여전히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병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국책연구기관의 법인카드 사용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박 의원이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법제연구원은 원장의 업무추진비 1천여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하면서 지출 증빙 자료를 제대로 남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조실 감사 결과 연구원은 지난 2012년 1월부터 17개월간 당시 원장의 업무추진비(경상운영비) 1239만원을 집행했지만 집행목적과 대상자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또한 각종 연구사업 중 워크숍 등 일부 공식행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법인카드 사용에 있어 사전결재 또는 사후결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단지 카드 매출전표를 첨부한 간담회의비 신청서만으로 카드사용 금액을 그대로 승인해 비용 처리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경우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4년 8월까지 법인카드 내역을 조사한 결과 하루에 같은 식당에서 세 번에 걸쳐 259만원 상당의 금액을 결제한 뒤 다른 날짜에 썼다고 보고했다가 적발됐다. 구매내역이 드러나지 않는 카드매출 전표를 첨부해 어떤 물건을 얼마에 구입했는지 알 수 없도록 한 경우도 11차례(573만원)에 달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도 직원이 휴일이나 근무지가 아닌 지역에서 증빙서류 없이 법인카드를 사용한 내용 등이 드러났다. 또 자필 서명이 누락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집행지침’에 따르면 법인카드 전표 서명시 사용자의 실명을 정확히 기록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연구원은 서명이 없는 매출전표를 첨부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연구사업비 등으로 직원의 선물 및 화환을 구매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연구원은 감사대상기간동안 선물 9건, 화환 35건 등 총 880만원 상당의 금액을 연구사업비와 연구정보활동비로 비용을 집행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 의혹은 여러 차례 지적되는 문제이지만 개선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며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감사시스템 개편과 부정사용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하며, 매년 문제가 되는 연구기관에 대해서는 예산상 불이익을 줘야한다”고 지적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병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 의혹은 여러 차례 지적되는 문제이지만 개선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며 국책연구기관의 부실한 법인카드 관리에 대해 비판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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