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2년 연속 노조 파업…지난해 파업 악몽 재현되나
2015-08-26 16:12:05 2015-08-26 16:12:05
현대중공업(009540) 노동조합이 26일 파업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이다. 노조 요구의 핵심은 임금인상이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환경이 극도로 악화돼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올해 임금협상도 지지부진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중공업의 경영정상화 작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6일 오후 2시부터 파업출정식을 겸해 3시간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올해 첫 번째 파업인 이날 부분파업에는 선암, 냉천, 용연공장 포함한 울산지역 사업장에 근무하는 3000여명의 근로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지역을 제외한 군산, 음성, 서울은 파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어 28일에는 노조 대의원들이 7시간 파업 상경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노조는 이날 파업에 앞서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재적 대비 59.5%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시킨 바 있다.
 
노사는 지난 6월25일 첫 교섭을 시작으로 그 동안 18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양측의 주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사는 여름휴가 직후 월, 수, 금 주 3회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등 집중교섭 기간에 돌입했지만, 노조의 기본급 인상 요구에 대해 사측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여전히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파업을 실시한 이날도 오후 2시부터 사측과 19차 교섭을 벌였지만 별 소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올해 임협 요구안은 ▲임금인상 요구액 12만7560원(기본급 대비 6.77%, 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고정 성과금 250% 이상 보장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처우개선 등의 내용으로 이뤄졌다.
 
노조의 요구에 대해 사측은 여름휴가 전인 지난달 27일 교섭에서 ▲기본급 동결 ▲생산성향상 격려금 100% ▲안전목표달성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이를 거절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선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의 이같은 사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3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파업이라는 악재까지 겹칠 경우 그동안의 경영정상화 노력이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내달 9일 조선 빅3 노조가 포함된 조선업종 노조연대(이하 조선노연)의 공동파업이 예정돼 있어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노조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홍지욱 금속노조부위원장과 함께 조선노연 공동의장도 겸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노조의 파업 참여자 우대안 논란이 노조의 파업 동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대안에는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에게 평균 기본급의 70%를 기준으로 산정해 상품권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당초 노조는 지난 24일 대의원 대회에서 파업 참여자 우대안을 최종 결정하려고 했지만 회사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일자 오는 31일 대의원 대회에서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 4월20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울산 본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구조조정과 강제퇴출교육을 즉각 중단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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