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판교점, 백화점 문화를 바꾸다
식품관 파격 확대 '몰링' 확산…경쟁사도 대대적 리뉴얼 단행
2015-08-27 16:32:21 2015-08-27 16:32:21
현대백화점(069960)이 최근 경기도 성남 지역에 오픈한 판교점이 국내 백화점 업계의 전반적인 문화를 바꾸고 있다. 단순한 패션상품 구매에서 벗어나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로 채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장년층 여성을 타깃으로 여성복과 해외명품 위주로 MD구성을 짜던 기존의 백화점들이 유명 디저트와 다양한 놀이문화 등을 한 곳에 모으기 시작했다. 최근 성장세를 띄고 있는 백화점 내 식품관이 더욱 커진 것도 큰 변화 중 하나다. '몰링(Malling)' 문화가 한층 발전한 것이다.
 
이 같은 백화점의 변신의 중심에는 최근 문을 연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있었다. 현대백화점은 AK플라자와 롯데백화점, 신세계(004170)백화점 등 국내 주요 대형 백화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분당·판교 상권에 판교점을 선보이며 그 동안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해외 이색 음식점과 카페를 입점시켰고, 옥상 정원에는 회전목마를 들여놨다.
 
특히 축구장 2개를 합친 크기의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지하 식품관에 상당규모를 투자했다. 매장 구성은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봉 마르셰'를 디자인한 업체 '인터스토어'에 의뢰해 유사한 곡선형 구조로 설계했다.
 
또 가까운 일본을 비롯해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를 돌며 영화나 해외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유명 디저트카페 등을 들여왔다.
 
현대백화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업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져 국내 백화점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먼저 19년째 이 지역에서 '터줏대감' 격으로 불리던 AK플라자 분당점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AK플라자는 가장 먼저 AK푸드홀 식품관과 리빙편집매장 '테이블5'를 리뉴얼해 식품과 리빙&라이프스타일 강화에 힘쓰는 현대백화점의 움직임을 따랐다.
 
그러면서도 20~30대 젊은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서현역과 연결된 지하 1층에 영&스트리트 콘셉트의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고, 각 층별로는 카페를 구성했다. 1층 광장은 '피아짜 360'으로 새롭게 꾸며 만남의 명소로 활용해 백화점만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현대백화점이 오너 정지선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오픈한 만큼 AK플라자 역시 채동석 애경그룹 유통·부동산개발부문 부회장이 최근 영입한 신세계 출신 정일채 AK플라자 대표이사와 함께 여름휴가도 반납하며 분당점 챙기기에 나서며 MD 변화를 주도했다.
 
롯데백화점도 현대백화점의 판교점 오픈을 앞두고 백화점으로서는 파격적으로 1층에 카페 '폴바셋'을 입점시켰고, 식품관 강화에 나서는 업계의 추세에 걸맞게 최근 유명 F&B 브랜드를 보강하는 등 분당점 리뉴얼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장년층 고객들은 백화점 선택에 있어서는 선호 백화점을 잘 바꾸지 않는 보수적인 성향이 짙다"며 "최근 백화점 업계는 이 같은 지역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식품관 강화 등 MD 구성의 차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 식품관에 위치한 베이커리 카페 '매그놀리아'에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 첫 주말인 지난 23일 지하 식품관을 찾은 고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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