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침체로 일본 산업생산이 두 달 만에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현지시간)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7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6% 감소한 97.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월 1.1% 증가에서 큰 폭으로 둔화됐으며 사전 전망치 0.1% 증가 역시 하회한 결과다.
이로써 일본의 산업생산 지표는 두 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산업생산은 지난 3월 이후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있다. 산업생산이 일본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년 전 18%에서 40%까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활동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요가 약화되고 재고 부담이 가중되면서 생산 지표가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성장 둔화가 야기되면서 일본의 수출과 제조업 활동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히로 토오루 미즈호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민간 소비와 수출 활동이 미약한 회복 신호를 이어가면서 제조업 생산은 여전히 부진하다”며 “중국과 신흥 경제에서 제조업 활동이 둔화된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METI에 따르면 세부적으로 전자 부품과 정보 통신 기기, 운송 수단의 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발표된 선적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했으며 재고 역시 0.8% 줄었다. 재고 비율 지수는 1.1% 내린 112.2를 기록했다. 재고 비율 지수는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전망 역시 변동성이 클 전망이다. 전자 기기 등에서의 글로벌 수요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METI는 8월 산업생산이 2.8%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에 조사한 예측치(2.7%)보다 0.1%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9월 산업생산은 재차 1.7% 감소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 봤다.
METI는 정보 통신, 전자 기기들의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다음달에는 생산 활동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나 9월에는 일반 기계와 철강 부문에서의 생산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추가 부양책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르셀 텔라이언트는 “기업들이 미래 생산 수준에 대해 낙관적인 경향이 있다”면서 “하반기에 악화될 가능성이 커 (정책을 통한) 제조업의 회복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야마 고야 SMBC 닛코 증권 리서치 이코노미스트도 “산업생산 부진으로 정부는 경기 부양에 나설 기회가 왔다”고 설명했다.
하마다 코이치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고문 역시 “일본은행(BOJ)은 생산과 수출이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글로벌 경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하반기 지표가 꾸준히 둔화될 경우 BOJ는 추가 완화 정책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도쿄항에 있는 크레인이 컨테이너들을 운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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