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업 생산 지표가 예상 밖의 호조를 기록했다. 지난 5월 급감한 이후 한 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지표가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 일본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에 대해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6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전월 2.1% 감소 대비 크게 개선됐으며 전망치인 0.3% 증가 역시 크게 웃돈 결과다.
부문별로는 전자 제품과 통신 장비 위주로 생산이 0.8% 증가했으며 선적(0.3%)과 재고(1.3%) 모두 두 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반면 재고 비율은 1.6% 감소했다.
산업생산이 증가로 돌아서면서 일본 정부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METI는 7월과 8월 전망치를 각각 0.5%, 2.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의견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 제조업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생산 지표가 연초부터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 등 회복기조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내달 17일 2분기 GDP 성장률 발표를 앞둔 가운데 6월 지표가 개선됐지만 5월(-2.1%) 감소폭으로 인해 전망이 어둡다. 산업생산 등 제조업 지표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제조업이 우려되는 원인으로 2가지를 제시했다. 대외 수출입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미국과 중국으로의 선적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전망은 이를 부추기고 있다.
아울러 소비 위축도 우려된다. 지난해 소비세 인상으로 일본 소비 경기는 침체에 빠졌다. 올해 4월부터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 감소는 제조업의 동력을 둔화시키고 있다. 엔저를 바탕으로 개선될 것이란 막연한 기업들의 낙관론도 지적됐다.
SMBC 닛코증권은 “지난 5월 급락 대비 6월 개선돼 2분기 우려가 다소 상쇄됐으나 미국과 중국에서 자동차, 전자제품 수요 부진이 일본 제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르셀 텔라이언트 캐피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생산 수준을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그들 예상만큼 강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정부의 부양 기조의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4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7% 증가로 하향 조정하며 2분기 경기 침체를 예고했다. 다만, 3분기에는 회복할 것이라며 추가 부양책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로 수준에 머무르는 물가를 감안할 때 올 가을께 추가 부양책을 시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31일 가계지출, 소비자물가와 더불어 내달 GDP 발표 추이가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본 가와사키 공장의 공장에서 한 직원이 포장 라인의 기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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