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앞에 여야 없다? ‘지역구 사수’ 위해 뭉치는 농어촌 의원들
‘농어촌 대표성’ 강조하지만…입법 실적은 비례대표가 더 좋아
2015-09-02 11:01:52 2015-09-02 11:01:52
여야 농어촌 의원들이 지역구 사수를 위해 뭉쳤다. 현행 300명 의원정수와 의석비율(지역구 246석, 비례 56석)을 유지하는 가운데 각 선거구 인구편차를 2:1 로 맞추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를 경우 농어촌지역 의석수가 감소할 수 있으니, ‘농어촌 대표성’을 위해 비례의석을 줄여 지역구를 확보해달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농어촌지방주권지키기 의원모임’은 1일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여야를 떠나 20여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모였다. 새누리당에서는 황영철·경대수·강석호·이완영·김재원 의원 등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유성엽·신정훈·김영록·이윤석 의원 등이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지금 국회는 농어촌·지방 국민들의 진정한 요구를 외면한 채 선거구 획정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농어촌·지방 특별선거구 신설 ▲자치구·시·군 일부분할 범위 확대 적용(게리멘더링 사실상 허용) ▲농어촌·지방 대표자 선거구획정위 참여 등을 요구했다. 
 
모임의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농어촌과 지방의 현실과 특수성이 반영된 선거구 획정이 완성될 때까지 다함께 뜻을 합해 싸워나갈 것”이라며 “비례대표를 줄여서라도 농어촌과 지방의 의석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에 다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해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검색결과 지역구 의원보다 비례대표 의원의 입법 실적이 더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농어촌 권익보호’를 위해선 오히려 지역구보다 비례대표 정수를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토마토>가 2일 ‘농어촌’이라는 키워드로 19대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들을 검색한 결과 총 32건의 의안이 나왔다. 그중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정부 명의, 당론 발의를 제외하고 개인 의원 중에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윤명희 의원이 3건으로 가장 많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윤 의원은 이번 국회에서 총 138건을 대표 발의해 20건을 통과시켰고, 그 대부분이 농어촌 관련 법안이었다. 반면 황영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43건이고, 통과된 법안은 8건이었다. 그중 농어촌과 관계된 법안은 두 건에 그쳤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농어촌 지방 주권 지키기 의원모임 소속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농어촌 및 지방 선거구 획정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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