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실적악화·파업 '설상가상'
트럭차주 마찰로 운송차질 불가피
2015-09-10 06:00:00 2015-09-10 06:00:00
풀무원(017810)이 사업 부진에 이어 운송 노동자 파업 등 잇따른 악재까지 겹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 물류계열사 엑소후레쉬물류의 위탁업체인 대원냉동운수·서울가람물류의 용역트럭 차주 40여명이 지난 4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지입차주들은 "회사는 구호, 주장, 화물연대 스티커 등을 부착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이를 어기면 임금 삭감을 하겠다는 노예 계약서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풀무원은 훼손 방지 서약서를 차주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차주들이 차량 외부의 풀무원 로고(CI)를 훼손하지 않기로 하고, 이를 어길 경우 페널티를 물겠다는 서약서를 자발적으로 작성했다"며 "풀무원CI를 도색 했을 경우와 하지 않았을 경우에 따라 차량 매매 시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좌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차주들은 풀무원이 사실상 '갑의 횡포'를 부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종운 화물연대 충북지부 음성진천지회장은 "회사측이 화물연대 스티커를 붙인 차주에게 흰색 페인트로 풀무원CI 전체를 지우라고 요구했다"며 "차량은 차주들이 풀무원 운송을 위해 일반 차량 금액보다 수천만원의 비용을 더 지불하고 구입한 자기 소유 트럭"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 어떻게 로고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현재까지 2차례 정도 사측 관계자들과 물밑 접촉이 있었지만 진전된 것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풀무원은 주요계열사의 사업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여기에 추가로 파업 악재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된 모양새다.
 
실제로 풀무원의 올 상반기 매출은 893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무려 35.1% 감소한 12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계열사 풀무원식품이 해외사업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미국 사업의 경우 지난해 1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작년부터 시작한 일본사업 역시 지난해 169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인수한 두부업체 '아사히식품공업'이 같은해 78억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2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침체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풀무원 관계자는 "사업 상황도 안좋은데 추석 물류 대란을 앞두고 파업이 발생해 회사 입장에서도 타격이 크다"며 "자발적으로 서약서를 작성한지 1년도 안돼 이같은 상황이 벌어져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풀무원 물류계열사 엑소후레쉬물류의 위탁업체인 대원냉동운수·서울가람물류의 용역트럭 차주 40여명이 지난 4일부터 파업에 돌입하면서 충북지역의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풀무원 운송차량. (사진제공=뉴시스)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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