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군 입대를 앞둔 배상문(29)이 단장 추천선수로 오는 10월8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릴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에 출전한다. 발탁이 유력할 것처럼 보였던 안병훈(24)과 타이거 우즈(39·미국)의 이름은 없었다.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의 단장인 닉 프라이스(짐바브웨)는 9일 오전 단장 추천 선수로 배상문과 스티븐 보디치(32·호주)를 지명했다.
이로써 미국과 기타 대륙간 겨루는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서 미국팀을 상대하는 인터내셔널팀의 출전 선수로 배상문, 보디치, 뉴질랜드 교포인 대니 리(25) 등 선수 12명이 모두 정해졌다.
◇배상문 발탁, 승리와 대회 흥행을 위한 고뇌의 결정
배상문 발탁은 승리와 대회 흥행을 모두 고려한 단장의 고뇌로 보인다. PGA 투어서 통산 2승의 그는 이 코스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한 동해오픈서 2013·2014년 연이어서 우승한 바 있다.
당초 배상문은 유럽 투어의 우승 경험이 있는 안병훈(24)에 비해 불리할 것으로 보였다.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선발을 위한 랭킹에서 안병훈은 12위, 배상문은 20위였다. 또한 배상문은 병역 문제가 있어 선택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카드다. 이같은 점이 배상문에 비해서 안병훈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의 근거였다.
프라이스 단장은 선발 후 다수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주간 추천 후보 6명을 놓고 부단장들과 논의를 거듭해 단장 추천 선수 2명을 최종 선발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려운 결정 끝에 배상문을 택했다."며 "부단장들과 나는 홈 플레이어가 팀 내에 필요하다고 느꼈다. 배상문은 뛰어난 선수이며 미국에서 두 번의 우승 경력뿐만 아니라, 지난 2년 간 이번 프레지던츠컵이 열리는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두 차례나 우승 경험이 있다. 또한 지난 3~4주간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배상문의 병역 문제에 대해선 "내가 아는 바로는 배상문 측이 한국 정부와 이야기 중인 것으로 안다. 대회 출전에 문제 없으리라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가 안 된다고 할 경우의 비상 대책도 있다."고 덧붙였다.
◇배상문 "프레지던츠컵, 군 복무 전 마지막 대회"
단장 선발 발표 후 배상문은 인터뷰를 통해 "올해 프레지던츠컵에서 뛸 수 있게 돼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 인터내셔널팀의 팀원으로 선택해준 닉 프라이스 단장과 프레지던츠컵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연급한 후 "정말 영광스럽다. 이번 대회에서는 승리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면서 대회 출전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 다소 여러운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국인 한국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과 내 경기에만 집중하도록 노력할 것이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배상문은 자신의 병역 이행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변동사항은 없지만 (출전에) 문제될 것 없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이미 국내 미디어에 이야기한 것과 같이, (대회 이후) 입대를 할 것이다. 사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입대할 계획이었으나 닉 프라이스 단장이 선발을 해주었기에, 이번 프레지던츠컵을 마친 후 군 복무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상문. / 사진 뉴스1
◇보디치, 대니 리와 마지막 자력 출전권 겨룬 골퍼
배상문과 함께 단장 추천 선수로서 발탁된 보디치는 지난 5월 열린 'AT&T 바이런 넬슨 대회' 우승자다.
그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인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대회까지 대니 리와 자력 출전권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박빙의 차이로 끝내 탈락했다. 페덱스컵 1차전인 더 바클레이스에서 공동 4위에 올라 인터내셔널팀 랭킹을 11위로 끌어 올렸으나, 2차전인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서 예선탈락해 대니 리에게 밀린 것이다. 보디치는 배상문이 우승한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닉 프라이스 단장은 보디치의 발탁과 관련해 "보디치는 지난 여름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5월 바이런넬슨에서 우승한 만큼 캡틴스 픽(단장 추천) 선발이 당연했다."면서 "그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이고 선수경력에서 최고 시기를 맞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팀, 필 미켈슨·빌 하스 선정
한편 미국팀 단장인 제이 하스는 추천 선수로 자신의 아들 빌 하스와 함께 필 미켈슨을 선정했다. 우즈의 깜짝 발탁을 예상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결과는 미켈슨이다.
하스 단장은 미켈슨의 선발에 대해 "모든 선수가 알고 있듯 그는 경험이 많고 탁월한 팀 플레이어"라고 선발 이유를 설명한 이후 "지난 10차례의 프레지던츠컵에 모두 출전한 미켈슨이 팀의 리더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자신의 아들이자 세계랭킹 29위인 빌 하스에 대해선 "이번 시즌 우승 경험이 있으며, 스스로 많은 중압감 속에서 시즌을 보냈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아들과 함께 프레지던츠컵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고 매우 기쁘다. 이런 상황은 꿈조차 꿔보지 못했던 지라 '꿈이 이뤄졌다’고 말할 수도 없을 정도"라며 소감을 밝혔다.
필 미켈슨과 빌 하스 발탁으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프레지던츠컵 출전은 무산됐다.
◇1일차 포섬·2일차 포볼 순으로 진행
프라이스 단장은 호스트 팀 단장 자격으로 10월8일 치러지는 대회 첫 라운드 방식을 포섬으로 정했다. 2주 전 발표된 프레지던츠컵 대회의 포맷 변경에 따라, 호스트 팀 단장은 목요일(1일차)과 금요일(2일차)에 포볼·포섬 매치 중 어떤 순서로 경기를 진행할지 정할 수 있다.
닉 프라이스 단장의 선택에 따라 올해 프레지던츠컵의 경기 진행 방식은 포섬(10월8일·1일차), 포볼(10월9일·2일차), 포볼 또는 포섬(10월10일·3일차·오전과 오후를 나눠 한 번씩 진행), 싱글(10월11일·4일차) 순으로 결정됐다.
프라이스 단장는 "최근 인터내셔널 팀의 포섬 성적이 포볼 성적보다 좋아서 첫날에 포섬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내셔널팀은 미국팀 상대 역대 전적이 1승1무8패로 열세라 기선 제압이 매우 중요하다. 프라이스 단장의 선택은 이같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은 미국팀·인터내셔널팀 최종 출전선수 명단.
◇미국팀 최종 출전선수
1. 조던 스피스
2. 버바 왓슨
3. 지미 워커
4. 잭 존슨
5. 짐 퓨릭
6. 리키 파울러
7. 더스틴 존슨
8. 패트릭 리드
9. 매트 쿠차
10. 크리스 커크
11. 필 미켈슨
12. 빌 하스
◇인터내셔널팀 최종 출전선수
1. 제이슨 데이 (호주)
2. 루이 우스투이젠 (남아프리카공화국)
3. 애덤 스콧 (호주)
4. 히데키 마쓰야마 (일본)
5. 브렌든 그레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6. 마크 레시먼 (호주)
7. 아니르반 라히리 (인도)
8. 찰 슈워젤 (남아프리카공화국)
9. 통차이 짜이디 (태국)
10. 대니 리 (뉴질랜드)
11. 스티븐 보디치(호주)
12. 배상문(한국)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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