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여름 비수기인 지난 8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면서 가계빚 증가세가 이어졌다. 이에 올 1월부터 8월까지 주택담보대출은 45조3000억원이나 늘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배나 폭증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은 7조8000억원 늘어난 60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했다.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6조1000억원 늘어 452조2000억원으로 잔액이 확대됐다. 올 8월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4조6000억과 2013년 1조8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전통적인 부동산 비수기인 8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저금리 여파에 주택 대출이 늘었고, 여름 휴가철 자금수요로 일반대출 수요도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주택담보대출은 45조3000억원 증가해 지난 한 해 동안 증가한 35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늘어난 주택담보대출 13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3.2배나 많은 수치다.
작년 하반기 부동산 규제가 완화돼 1년 연장됐고, 올 6월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인해 연 1.5%까지 떨어진 저금리 여파로 폭발적인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8월 1만600건으로 2006년부터 작년까지 평균 거래량인 4800호를 크게 상회했다. 서울 아파트는 지난 6월 1만1200건, 7월 1만2000건으로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택거래량은 80만건을 돌파했다. 8월 누적거래량은 81만5581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1% 증가했다. 2006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전세난 여파로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이 늘어남에 따라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로 주택거래량이 급증한 것이다.
이정헌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8월은 전통적인 부동산 비수기이지만 주택담보대출은 계속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저금리 여파로 주택 관련 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 대출금리 하락에 여름 휴가철 자금수요로 지난달에만 1조7000억원 급증했다.
8월 은행 기업대출은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전월 4조7000억원 증가에서 6조원 증가로 확대됐다. 중소기업대출이 개인사업대출 증가, 법인세 납부에 따른 기업의 차입수요 등으로 5조3000억원 증가했고, 대기업대출도 일부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7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회사채(공모)는 저금리 등 양호한 발행여건으로 순발행을 지속했고, CP(기업어음)도 전월에 이어 순발행을 이어갔다. 주식발행은 주가하락에 따른 기업공개 위축 등으로 전월 1조원에서 5000억원으로 축소됐다.
한편 지난 7월 통화량(M2)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3% 증가해 네 달 연속 통화량 증가율이 9%대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한은이 기준금리를 네 차례 인하한 영향으로 그만큼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다는 의미다.
부동산 여름 비수기인 지난 8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면서 가계빚 증가세가 이어졌다. 사진/뉴시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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