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통신시장에서는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는 이동통신 3사이지만 같은 이름을 내건 프로야구단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올해 KBO리그(1군)를 처음 경험한 팀은 물론 시즌 초반 우승후보로 거론된 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월23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 ECC삼성홀에서 열린 2015시즌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과 정우람(오른쪽), 조동화 선수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8위 SK, '우승후보'에서 가을야구 진출 걱정하는 처지로 추락
가장 의외인 팀은 시즌 초반 '우승후보'로 꼽힌 SK다. 7위와 겨루는 8위다. "가을야구는 물건너갔다."는 세간의 평도 슬슬 들려온다.
가장 의외인 팀은 우승 후보로 꼽히던 SK다. 5위 롯데와 2경기차이기는 하지만 좀처럼 7위의 벽을 넘지 못하고 8위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3월23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공공의 적' 삼성을 꺾을 상대로 타팀 감독에게 최다 지목된 팀이 SK였다. 팀의 FA(자유계약선수)를 모두 잡았고, 외국인 선수도 알차게 꾸렸으며,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을 열었던 김광현도 잔류했다. 당시 김용희 SK 감독은 "우리가 삼성과 마지막 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SK는 5월까지 3위권에 있었지만 6월 중순 이후 6위 이하로 추락했고 8월9일 이후로는 7~8위를 맴도는 중이다.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았고, 주전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린 점이 원인이었다. FA로 총액 86억원에 계약한 거포 최정은 5월에는 어깨, 8월에는 발목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자주 빠졌다. 아직 1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지난해 LG트윈스는 양상문 감독(사진)이 빠르게 팀을 정비하며 최하위를 탈출한 것은 물론 4위로 정규 시즌을 마쳐 포스트시즌 진출 자격을 얻는 이변을 이뤘다. 그렇지만 올해 LG는 일찌감치 9위로서 시즌을 진행 중이다. / 사진 LG트윈스
◇9위 LG, 4월3일 이후 하루 빼고 연이어 9위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LG는 4월3일 리그 9위로 처진 이후로 하루(7월14일) 빼고는 9위를 지키고 있다.
세부 지표는 LG가 왜 9위인지 잘 드러낸다. 타자 팀 지표 중 타율(2할6푼4리), 득점(583), 타점(536)이 9위고 OPS(0.727)과 홈런(105) 그리고 득점권 타율(2할4푼1리)은 꼴찌다. 투수 팀 지표 또한 자책점(644)이 9위고 탈삼진(846)은 꼴찌다. 평균자책점이 4위(4.73)라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다.
아직 LG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5위팀 롯데와는 6경기 차로, 13경기를 남겨둔 LG가 선전할 경우 가을야구를 경험할 수는 있다.
다만 확률은 낮다. 남은 경기 수도 가장 적고 롯데는 커녕 SK를 꺾기도 쉽지 않다. LG는 지난 달 자신의 실책을 인정한 양 감독은 팀의 리빌딩을 선언한 상태다. 그만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올해 미디어데이 때 양 감독의 "올해 어느 곳에서도 떳떳하게 유광점퍼 입고 다니도록 '무적 LG'를 만들겠다"는 다짐은 무위가 될 공산이 크다. LG는 막내 KT를 제외하면 올해 사실상의 꼴찌팀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6월23일 오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LG 경기에서 역전승한 KT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사진 뉴스1
◇꼴찌 KT, 막내로서 양해 받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
꼴찌 10위는 KT다. 3월28일 공동6위, 3월29~31일 공동 8위를 기록했지만 4월1일 결국 국내 최초 10위가 된 후 지금껏 최하위다. 그래도 KT는 사정이 낫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2군)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에 진출했고 올해 KBO리그에 오른 막내팀이기 때문에 이해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상위권을 꿈꾸지도 않았다. 조범현 KT 감독도 "프로야구 흥행에 폐를 끼쳐선 안 된다. 100패는 면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현 상황은 나쁘지 않다. 승률은 3할6푼9리(48승82패)로 4할대 승률도 노려볼 만하다. 마운드와 타석 모두 양호한 편이다. 올해보다 내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일찌감치 사라진 KT는 선수단을 여러모로 실험하며 팀의 체제를 꾸려가는 모습이다. KIA를 우승에 이끈 경험이 있는 조 감독 지휘로 팀은 꾸준히 변화 중이다.
KT는 현재 구단도 팬도 이번 시즌보다 내년 시즌 모습을 기대한다. KT가 KBO리그 진출 2년차에 포스트시즌을 맞은 NC의 뒤를 이을지 이목이 쏠린다. 일단 현재까지 분위기는 양호하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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