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업계가 조종사 부족으로 안전운항을 위협 받고 있지만 조종인력 양성계획 실현성이 낮아 향후 심각한 안전사고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가항공사의 급격한 성장세 등으로 항공기 추가 도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데다 '조종사 부족'이 주요 항공사고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수현(새정치) 의원은 1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2015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항공업계가 조종사 부족으로 항공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지만 정부와 항공업계의 조종인력 양성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수현(새정치) 의원은 14일 열린 '2015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종사 부족이 심각해 안전사고에 중대한 위험을 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박수현 의원실)
박 의원은 국토교통부와 항국공항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 항공수요 증가로 2030년까지 연 2만5000명의 조종인력이 부족하고, 우리나라도 매년 매년 455명의 조종인력 부족이 예상된다"며 "항공사의 조종인력 부족은 항공기 사고 등의 요인으로 작용해 항공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여객 수는 오는 2030년까지 평균 44%의 증가율을 보이며, 2013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보잉사와 에어버스사는 항공자유화의 확산과 세계적인 항공수요 증가로 인해 연간 약 2만5000명의 항공조종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울진비행교육훈련원 활성화를 위한 관계기관 워크숍'자료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도 국민소득의 성장과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라 추가 항공기 도입을 계획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18년 까지 국내 항공사가 도입 계획인 항공기는 대한항공 30대를 비롯해, 아시아나 26대, 진에어·제주항·에어부산 각 10대, 티웨이항공 8대, 에어인천 1대 등 총 95대에 이른다. 박 의원 측에 따르면 이같은 항공시 추가 도입에 따라 2018년까지 필요한 조종사 수는 1365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토부의 국내 조종인력 양성계획은 천편일률적으로 숫자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박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매년 정부가 140명 양성하는 것을 비롯해, 군 제대인력 130명, 항공사 자체양성인력 90명, 개별취득 200명등 총 50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지만 군 제대인력과 항공사 자체양성인력 외에는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특히, 국내 항공 조종훈련 전문기관은 9개에 불과한데다 고등훈련과정 운영기관은 단 2곳뿐이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기관은 한서대가 유일하다"며 조종인력 양성계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공항공사에서 도입하기로 한 훈련용 제트기와 훈련용 시뮬레이터도 1년 정도의 도입기간이 필요해 2016년 하반기에나 고등훈련과정이 가능하다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개별취득의 경우에도 국내에서 면허를 취득하는 경우가 아닌 미국, 호주 등에서 훈련을 받고 면허를 취득하는 상황이어서 국토부의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매년 조종인력 455명이 부족하지만 양성 가능한 인력은 200여명 수준으로 200명 이상의 조종인력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박 의원은 "항공기 조종사 부족은 비행시간의 증가를 가져오고 이로 인해 조종인력의 피로누적으로 항공여객의 안전을 저해하고 있고, 국적항공 경쟁력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항공산업의 기초인 조종사양성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허브공항은 공염불에 불과 한 바 근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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