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 새주인 찾기 재시동…경영권보장·부채감축으로
채권단, '재무구조 개선' 선택…"하이닉스 매각과 유사하게"
2015-09-20 11:35:13 2015-09-20 11:35:13
'안갯속'을 걷던 동부하이텍의 매각작업이 하이닉스 매각과 유사한 방식으로 재추진된다. 채권단은 동부하이텍 지분 구조가 달라지는 등 새로운 시장 상황을 감안해 경영권 보장, 부채감축 등 군살 깎는 방식을 택했다.
 
20일 채권단 한 관계자는 "동부하이텍 지분 중 어느 정도를 매각 대상으로 내놓을 것인지 검토하고, 자구계획안을 통해 부채를 줄이는 등 예전 하이닉스 매각과 유사한 프로세스로 진행될 것"이라며 “여전히 동부하이텍을 인수할 의향이 있는 기업은 마땅히 없지만 올 하반기 말부터 다시 (매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적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통한 기업가치 상승으로 성공했던 하이닉스 매각 사례를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하이닉스는 지난 2004년 비메모리 사업 매각 후 자기자본 대비 순부채 비율이 40% 밑으로 떨어지며 매각에 힘을 얻은 바 있다.
 
그간 동부하이텍 매수자는 높은 매입가격에다 6200억원의 차입금까지 떠안아야 했다. 이 점이 매각의 난관으로 지목돼 왔었다. 이에따라 채권단은 지난달 1000억원 규모의 대출 상환을 담은 자구계획안을 승인했다. 보유 토지와 자산 매각 등 자금조달을 통해 부채 6200억원 중 최대 2000억원을 내년까지 상환한다는 결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출 당시 동부메탈과 동부LED 지분 등을 담보로 잡았으나 두 회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데 따른 담보가치 하락을 반영해 대출금의 일부를 조기상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시 경영권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지분 확보도 관건이다. 동부제철이 자율협약 후 지분조정을 통해 그룹에서 계열분리되며 동부하이텍 지분 중 8.2%를 잃었다. 이에 더해 동부하이텍 지분 10.17%를 보유한 동부건설이 매각에 성공하게 되면 사실상 동부그룹이 지배하는 동부하이텍 지분은 19% 정도만 남는다.
 
이에따라 채권단은 인수 후에도 경영권이 보장되도록 기존 지분 규모였던 30%대를 맞추고 이 밖에도 경영권을 포함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인수구조를 짜기위해 신주 발행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적어도 내년 하반기 전에 매각이 상당부분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하반기부터 분기당 300억원 규모의 원금 상환 일정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영업이익을 유지·확대되려면 지속적인 투자도 필요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 표면적인 영업이익을 낼 수 있지만 매각 늦어지게 되면 불확실성 때문에 신규 투자 유치가 어렵게 된다"며 "매각 시기, 흥행정도, 경영권 확보 등 모든게 맞물려야 성공적인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부하이텍 부천 공장. 사진/동부하이텍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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