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내 2위 경재대국인 프랑스 경제성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늘어나는 정부부채로 재정상황이 악화되자 신용등급까지 강등되는 수모를 겪으며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Aa1'에서 한 단계 아래인 'Aa2'로 내려잡았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프랑스의 중기적 성장이 취약하다"며 "잠재적으로 개혁을 위한 도전에 직면해 있고 정부 부채가 줄어들 가능성이 낮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높은 실업률과 약한 기업 순이익률, 글로벌 수출시장 점유율 감소 등 경제적 문제에 직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프랑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강등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실제로 프랑스는 최근 유로존 국가들이 양적완화 효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주요 국가 중 거의 유일하게 경제성장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에 0.7%를 나타냈지만 2분기에는 0%로 대폭 둔화했다. 지난 7월 산업생산도 전년대비 0.8%나 줄었다. 같은 기간 유로존 산업생산이 0.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치다.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제로'(0%)를 기록하며 6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으로 프랑스 경제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자 최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기업에 대한 지원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대로 1%, 내년 경제 성장 목표치 1.5%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향후 프랑스 경제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높은 재정적자 뿐 아니라 실업률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유로화 강세로 인한 수출기업들의 타격 역시 우려되는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유로화 강세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수출 약세는 가뜩이나 불안한 프랑스 경제에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유로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프랑스 기업들의 수출 하락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이 약해진 상태인 만큼 프랑스 경제는 환율 등의 변수에 상당히 취약한 구조"라고 진단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사진)은 기업에 대한 지원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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