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정책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유로존 경제에 대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신흥국의 경기부진 여파를 피해가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자료=톰슨 로이터)
23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마르키트는 유로존의 복합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3.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54.3을 밑도는 수준으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54.1도 하회했다.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과 낮은 에너지 가격에 따른 유리한 환경임을 감안하면 유로존의 경기회복 속도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게 전반적인 평가다. 글로벌 매크로지표가 연일 부진하게 나오면서 향후 유로존 경기 회복 속도 역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크리스 윌리엄스 마르키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의 세부내용을 분석한 결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면서 전체 수요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유로존 국가 간 경기 수준과 경기회복 속도의 괴리가 크다는 점도 유로존 경제의 우려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재정적자로 고전하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개선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스페인과 그리스 실업률은 20%대에서 줄어들지 않고 있고 부동산 경기 역시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그나마 유로존 경제 회복의 가장 큰 버팀목이었던 독일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희석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독일은 중국의 투자상품과 고급 외제차에 대한 수요로 인해 지난 5년간 견조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 경기 둔화와 폭스바겐 사태로 향후 독일 수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독일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52.5로 시장 전망치인 52.8을 밑돌았다. 지난 8월 53.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추가적인 양적완화 확대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더디게 움직이면 추가적인 채권매입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 하강 위험요인이 산재해 있는 만큼 에에따른 파장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유로존 경기회복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될 경우, 행동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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