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LG가 두산을 꺾고 3연승을 기록했다. 2회 나온 큰 점수차는 결국 뒤집히지 않았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 상대 경기에서 2회초 부진투로 대량 실점한 두산 선발 유희관의 자멸과 이를 이끈 타선의 활약으로 10-3 쉬운 승리를 거뒀다. 모처럼 등장한 시원스러운 '신바람 타선'이 LG의 3연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 승기의 주인은 2회초 사실상 갈렸다. 유희관이 초반 LG 타선의 노림수에 완벽히 무너지며 자신의 올 시즌 최악투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시즌 20승을 바라보던 그는 오히려 '최소 이닝 투구'와 '시즌 최다 실점'의 기록만 남겼다.
유희관. 사진/뉴스1
유희관은 1회초를 삼자범퇴 처리하면서 깔끔하게 출발했지만 끝내 2회초 대량 실점하며 무너졌다. 타자 히메네스와 양석환에게 각각 좌익선상·우익선상 2루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고, 바로 오지환과 유강남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한 것이 대량 실점의 시작이었다.
이어 박지규의 희생번트로써 이 이닝 첫 아운카운트를 잡은 유희관은 안익훈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의 위기를 맞닥뜨렸다. 결국 임훈에게 3타점을 곁들인 3루타를 맞아 5실점째를 기록했다.
유희관의 위기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문선재의 기습번트를 유희관이 잡으려다 공이 파울이 아닌 라인 안쪽으로 들어오며 3루의 임훈이 홈을 밟았고, 다시 타석에 오른 히메네스가 유희관의 시속 111㎞의 느린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긴 투런포를 만들었다. 8실점째.
마운드 교체를 망설이던 두산 벤치는 큰 홈런을 맞은 이후에야 투수를 바꿨다. 유희관에 이어 나온 김명성은 2사 상황에서 양석환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오지환에게 땅볼을 유도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LG는 3회 1사 만루 상황에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추가 점수를 뽑아냈다.
'9-0', 초반이긴 하나 역전까지는 부담스러운 점수 차이였다. 그래도 두산은 영패는 면했다. 3회말 무사 1·3루 상황에 오재원의 안타와 LG의 선발 투수인 루카스의 실책을 엮으며 첫 점수를 냈고, 김현수의 땅볼과 민병헌의 2루타에 최주환과 민병헌이 차례로 득점했다.
루카스. 사진/LG트윈스
LG는 기어코 이날 두 자릿 수 득점 기록을 냈다. 4회초 히메네스·양석환이 출루한 1사 2, 3루 찬스에 상대 폭투가 나온 것이다. 히메네스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홈으로 달려들어왔다.
LG는 7회 2사 상황 마운드를 내려간 루카스에 이어 윤지웅(1.1이닝), 김지용(1이닝)이 실점없이 마운드를 지켰고, 히메네스(3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과 양석환(5타수 3안타 1타점)을 중심으로 타선도 맹활약한 끝에 잠실 라이벌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LG 팬들에게 추석선물을 안겨줬다.
반면 두산은 선발 유희관이 '1.2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8실점'로 부진한 끝에 완패를 기록했다. 유희관은 올해 4번 나선 LG전에서 써낸 '3승, 평균자책점 1.75'의 좋은 성적은 물론, 올해 28경기 출전으로 기록된 '18승 4패, 평균자책점 3.40' 기록에 비해서도 이날 유독 매우 초라했다.
한편 이날 경기를 통해 경기 전까지 공동 3위에 있던 두산과 넥센의 운명도 갈렸다. 같은 시각 목동에서 열린 넥센-KT 경기에서 넥센이 3-4로 이기며 두산과의 승차를 한 경기로 벌렸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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