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의사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업계 일각에선 정 회장의 발언이 M&A전략 중 하나일 뿐이라며, 더욱 유리한 입장에서 입찰 경쟁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 회장은 9일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열린 철강업계 경영자 조찬모임이 끝나고서 기자들과 만나 대우건설 인수 의향을 묻는 질문에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포스코에서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언급이 나온 것은 처음으로 4조원이 넘는 자금 동원능력과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포스코는 당초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었다.
실제로 포스코는 내부적으로 대우건설 M&A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이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포스코는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며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포스코의 올해 추정 부채비율은 34%, 현금보유액은 4조7천억원을 웃돌고 있어 재무구조가 상당히 안정돼 있다”면서 “대우건설 같은 대형M&A에 당장 입찰할 수 있는 기업은 실제로 몇 안된다”며 포스코의 인수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실패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에 ‘대우건설’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한편,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의 민유성 행장은 정 회장의 발언에 대해 “원래 인수합병을 할 때는 관심이 있더라도 ‘관심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며 “현재 대우건설에 대한 실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시장에서 매각이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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