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형제의 장례식장에 자신의 회사에서 물과 음료수를 보내왔지만 장례식장에서 이를 거부해 사용할 수가 없었다.
# B씨는 큰 빈소가 없어 첫날 작은 빈소를 사용하고 둘째날 빈소를 옮겼다. 빈소를 이동하면서 부조함을 챙기지 못했고 나중에 확인해보니 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장례식장에서는 이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다고 했다.
외부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거나 귀중품 분실에 대해 사업자가 책임을 지지 않는 등 이른바 장례식장의 '갑질' 규정이 시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 소재 29개 장례식장 영업자가 사용하는 '장례식장 이용 약관'을 점검하고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시정 조치를 받는 불공정 약관은 ▲외부로부터의 음식물 반입 일체 금지 ▲계약 해지 시 고객에게 과중한 원상회복의무 부과 ▲사고 발생 시 사업자 책임 배제 ▲휴대물·귀중품 분실 시 사업자 책임 배제 ▲사용자에게 유리한 계약해석 조항 ▲부당한 재판관할 조항 등 6개 유형이다.
공정위는 72개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 관련 규정이 있는 29개 사업장에 대해 약관을 수정 조치 했다.
이번에 불공정 약관을 시정 받은 곳은 건국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대현중앙병원장례식장, 국립중앙의료원, 삼육서울병원,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경찰병원, 을지병원영안실 등 27개 병원시설과 은평장례식장, 서울장례식장 등 전문시설 2곳이다.
민혜영 공정위 소비자정책국 약관심사과장은 "장례식장은 이용기간이 짧고 준비기간 없이 장례를 치러야 하는 고객들의 특성 상 공급자가 제공하는 일방적인 서비스를 따를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소비행태가 많았다"며 "장례가 끝나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분위기도 불공정 거래가 지속된 원인"이라고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외부음식물 반입을 금지 하거나 분실물건에 대한 공동책임을 회피하는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소비자 불만사례도 매년 증가해 2012년 29건에서 지난해는 64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 외에도 계약해지 시 사용료 전액이 아닌 실제 이용 기간만큼만 사용료을 지불하고, 시설물 하나자 종업원의 책임에 대해서는 사업자가 책임을 지도록 약관이 수정된다. 또 사업자의 해석과 결정에 따르던 미합의 사항을 관계법령에 따르도록 하고, 계약 관련 분쟁을 사업자 소재지 법원이 아닌 민사소송법에 따르도록 변경된다.
민혜영 과장은 "이번 불공정 약관 시정을 계기로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장례서비스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관행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 소재 29개 장례식장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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