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지난 15∼16일 실시된 STX조선해양(067250)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청약(1800억원)에 5조원의 자금이 몰린 가운데, 지주회사인 STX(011810)가 공모청약에 참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TX는 공모 마감일인 전날 오후 STX조선해양의 BW 공모청약에 공모총액인 1800억원을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STX가 앞서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관계사 BW 청약이 '자금 여력의 과시용' 또는 '계열사 지원용'이라는 해석이 17일 증권가에 흘러나오고 있다.
STX측은 관계사인 STX조선해양의 BW 공모청약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단순 투자목적이라며 이같은 해석을 경계했다.
또한 향후 신주인수권(워런트) 행사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지분율 변동에 대비해 경영권 방어차원에서 BW 참여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보는 눈은 곱지않다.
발행 예정인 BW의 신주인수권 행사청구로 인해 발행될 수 있는 주식의 총수는 1165만485주. 신주인수권이 모두 행사된다면 STX조선해양의 총 주식수는 현재 7200만주에서 8365만485주로 늘게 된다.
특히 BW 최종 청약경쟁률이 평균 27.51대 1로 높은 만큼 STX가 청약에 참가해 실질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 주식수는 43만6600여주(총 지분의 0.5%)에 그친다. 반면 STX의 STX조선해양의 지분율은 35.72%로 이미 절대적이다.
때문에 BW 참여 목적이 경영권 방어용이라는 설명은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시장 참가자들은 STX가 청약경쟁률을 높이기 위한 '의도된 계산' 또는 '우회적인 계열사 지원용'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STX가 바람몰이 목적으로 청약에 참가했다는 지적이다. 조선업황의 불황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만큼 BW 경쟁률을 높이고, 이를 통해 STX해양조선의 향후 주가 흐름에 도움 주기 위한 전술(?)이었다는 것.
증권가 관계자는 "지주사인 STX가 자회사인 STX조선해양 BW에 참여, 양사 주가를 함께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 BW경쟁률이 곧 긍정적 주가 흐름으로 연결될 경우, 지주사인 STX 주가에도 좋은 흐름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STX조선에 대한 자금 우려가 불거나오는 상황에서 모기업인 STX가 대한통운 인수 추진 당시 마련했던 자금력을 과시하기 위해 BW 청약에 참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11시27분 STX조선해양은 전날보다 0.98%(150원) 상승한 1만5400원으로 사흘째 오름세를 보이는 반면 STX는 1.18%(250원) 내린 2만950원으로 사흘만에 하락 반전했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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