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 PE가 현대증권 인수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마무리 절차만 남겨뒀던 현대증권 매각 작업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19일 현대증권은 "주식매매계약 매수자인 버팔로 파이낸스 유한회사(오릭스 PE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는 거래가 계약 체결일로부터 120일 되는 날(지난 16일)까지 종결되지 못해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지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6월 현대증권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은 인수 주체인 오릭스 PE와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했고, 당시 '기한이 만료되면 거래가 해제될 수 있다'는 조건도 계약에 포함한 바 있다.
같은 시간 오릭스PE도 "현대증권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며 "해당 기간까지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고, 제반 사정을 감안할 때 주식 인수계약 종결기한(롱-스톱 데이트·Long-Stop Date)을 연장해 거래를 추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오릭스 PE가 현대증권 인수를 철회한 것은 일본계 자금 유입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이다. 오릭스 PE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승인 심사가 세 차례에 걸쳐 연기됐는데 그 와중에 오릭스가 일본계 대부업체이고, 야쿠자 자금과 연관됐다는 설이 돌았다"며 "아울러 본건 거래가 파킹딜이고, 자베즈·현대그룹 간 이면계약이 존재한다는 내용이 보도돼 거래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오릭스 PE는 이어 "계약상 롱-스톱 데이트를 연장해 거래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결정이 유한책임투자자(LP)의 이익을 위해 최선이라는 판단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거래 지연과 부정적 변화는 주요 LP인 일본 오릭스 코퍼레이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무산되면서 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선임될 예정이었던 경영진의 거취도 불투명해졌다. 앞서 오릭스는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을 현대증권의 새로운 대표로 내정한 바 있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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