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전국적으로 지속된 극심한 가뭄에 농가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김장철도 앞두고 있어 가뭄 상황이 악화될수록 농작물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인천·충남지역 강수율이 전년 대비 30~40% 수준에 그치는 등 봄부터 전국적으로 지속된 극심한 가뭄에 농가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은 762mm로 평년 1214mm의 62.7%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도 44%로 평년 저수율 74%의 58.9% 수준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김장철을 앞두고 가뭄 상황이 계속 나빠지면 농작물의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
일단 정부는 가을·겨울 채소류 재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가뭄이 지속될 경우 내년 노지채소, 과일의 생육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마늘과 양파는 올해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확이 완료된 마늘과 양파는 재배면적 감소 및 작황 부진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다음 출하시기(마늘:내년 5월, 양파:내년 3월)까지 평년 소비대비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 도매가격 기준으로 마늘은 '주의' 단계, 양파는 '심각' 단계이다. 마늘은 1kg당 4783원으로 평년대비 32%가 높고, 양파는 1450원으로 평년대비 68%나 폭등한 상태다.
반면 가뭄에도 불구하고 배추와 무 가격은 평년보다 20~30% 낮을 전망이다. 가을배추 생산량이 평년대비 1% 증가한 152만5000t, 가을무는 2% 증가한 59만9000t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뭄으로 괴산, 서산 등 충청도 일부지역에서 가을배추 시들음 등의 피해가 발생해 가뭄 지속으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김장철 배추와 무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장철 공급부족 시 도매시장 반입량의 30% 수준을 2주간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의 시장공급과, 계약재배 물량 시장출하를 확대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뭄이 겨울까지 지속될 경우 겨울배추 생산안정제 참여농가 정식면적 확대 유도 및 가입물량 시장출하 명령 등 추진하고, 배추·무 계약재배 물량 출하조절 등을 통한 수급불안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농업인의 경영안정을 위해 재해복구비를 지원하고, 보험가입 농가에는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피해 농가는 1625가구, 피해 면적은 4644ha로 추정되며 이에 따른 보험금 예상 지급액은 총 35억7300만원이다. 이는 2001년 재해보험제도 도입 후 가뭄피해 때문에 지급하는 보험금으로는 최대치다. 농식품부는 내년까지 가뭄이 지속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농업분야 가뭄 피해예방 종합대책'을 수립중으로 최종확정이 되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충북 괴산군 문광면 양곡저수지가 오랜 가뭄으로 바닥이 갈라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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