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태풍' 삼성 분위기 '살얼음판'…"자리 없나요"
2015-11-04 11:03:49 2015-11-04 11:28:55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증권업계에 근무하는 A씨(상무)는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 부장으로 있는 대학 동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A씨는 "대학 동기가 이직할 만한 곳 없냐고 전화를 해 왔다"며 "사실상 50세 이상인 부장급은 나가라는 압박이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전기전자업을 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최근 헤드헌터로부터 퇴직 대상인 삼성전자 고참급 부장을 임원으로 고용하는 게 어떻겠냐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가 경영실적 악화와 사업재편 등의 이유로 인력 감원에 나서면서 내부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삼성그룹은 계열사를 통폐합하거나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퇴직을 유도하고 있다. 주 대상은 부·차장급 이상의 중견 직원들이다. 
 
삼성 서초 사옥. 사진/ 뉴시스
  
삼성전자는 '인력 재배치'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인력을 줄이고 있다. 5∼6년차 부장들이 퇴직압박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통합을 완료한 삼성물산은 건설부문과 레저부문의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16일부터 사무직과 생산직 모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 한 관계자는 "정년까지 10년 이상 남았는데 퇴직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주변에서 일자리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임원들은 연말 정기 인사를 앞두고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원 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는 '이재용식 인사'의 첫 해가 되는 만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삼성의 사장단·임원인사는 매년 12월 초에 발표됐다. 올해의 경우 내년 경영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인사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경영승계를 위한 작업부터 사업 체질 강화를 위한 노력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계열사 상장 및 통합부터 방산·화학 등 비주력 사업부문의 매각까지 숨가쁘게 진행됐다.
 
재계 관계자는 "내부 반발이 심하긴 하겠지만 그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성장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재편할지, 또 인사를 낼지 재계에서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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