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브라운아이드걸스가 5일 정규 6집 앨범을 내놨습니다. 지난 2013년 7월 5집을 발표한 이후 2년 4개월 만의 컴백인데요.
◇브라운아이드걸스가 새 앨범으로 컴백했다. 사진은 지난 4일 앨범 발매 기념 뮤직토크를 개최한 모습. (사진=뉴스1)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 '베이직'(BASIC)입니다. 우리말로 '기본'이라는 뜻이죠. "기본으로 돌아가 좋은 보컬과 좋은 음악,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자"는 의미가 앨범 타이틀에 담겼는데요.
이 앨범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기본을 담은 앨범인 동시에 세상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앨범이기도 합니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기본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이 "세상의 본질이란 무엇일까?"라는 의문으로 이어졌고, "우리가 본질이라고 믿는 것들, 경험하는 것들이 과연 실재일까?", "인간의 감각 기관의 한계는 명확한데, 우리가 보는 세계가 진짜 모습일까?"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앨범의 소재로 담기게 됐다고 하는데요.
총 10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엔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이 실렸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다양한 음악 장르를 나열한 백화점식의 앨범은 아닙니다. 앨범 전체가 하나의 주제로 구성됐고, 노래 하나, 하나에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세상의 본질과 관련된 과학적, 철학적 키워드를 앨범 수록곡 제목으로 잡았고, 사랑, 행복, 슬픔, 아픔 등 인간의 감정을 이 소재에 빗대 가사로 풀어냈는데요.
타이틀곡은 신세계로 가는 여정을 그린 노래인 '신세계'입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인트로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원한 가창력이 돋보이는 모타운(motown) 스타일의 곡인데요. 곡 전체에서 느껴지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다양한 효과음이 노랫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신세계'는 발매 이후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인기몰이 중입니다.
'아이스크림의 시간' 역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입니다. 아이스크림을 의인화해서 사랑에 빠진 상황에 대해 쓴 달콤한 멜로디의 노래고요. '웜홀'(Warm Hole)은 신나는 업템포 펑크 곡입니다. 연인 사이가 특별한 시간을 통해 다른 단계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웜홀에 빗대 표현했습니다.
이밖에 잠들기 전 사로잡히게 되는 강박, 망상, 잡념들에 대한 고찰을 푸념과 같이 풀어낸 노래인 '오브세션'(Obsession),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리듬과 리드미컬한 기타, 화려한 브라스 라인이 인상적인 하이브리드 댄스곡인 '신의 입자', 사랑에 대한 물리학적인 접근과 해석이 재미있는 곡인 '아토믹'(Atomic), 너와 나의 만남이 확률이 아닌 운명이라는 이야기를 담은 '주사위 놀이' 등이 앨범에 함께 실렸습니다.
과학적, 철학적 키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앨범이라는 점에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브라운아이드걸스고,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음악입니다. 브라운아이드걸스는 이 앨범에서 10년차 걸그룹다운 보컬 실력을 뽐내며 자신들만의 색깔이 담긴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소화해냈는데요. 이를 통해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기본이 뭔지, 음악의 기본이 뭔지를 보여줍니다. 섹시 또는 청순 콘셉트의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만 집중하는 후배 걸그룹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데요. 브라운아이드걸스가 왜 오랫동안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앨범입니다.
< 브라운아이드걸스 정규 6집 'BASIC'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후배 걸그룹들, 보고 있나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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