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급했나…이완구 전 총리 증인에 직접 질문 나서
"차에 돈 실었다면 비서들 왜 눈치 못챘나?"
한 전 부사장 "성 전 회장이 직접 지시했다"
2015-11-06 18:33:44 2015-11-06 18:35:35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돈이 든) 쇼핑백이 차에 실렸다"고 진술한 한장섭 전 성남기업 부사장에게 직접 질문을 던졌다.
 
앞선 기일에서 "쇼핑백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한 고 성완종 회장의 전 비서 2명의 진술에 힘을 더하고, "쇼핑백을 줬다"는 한 전 부사장의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장준현) 심리로 열린 이 전 총리에 대한 3차 공판기일에서 이 전 총리는 "1억, 5천만원 등 부피가 굉장히 큰데, 그런 (돈을 차에 실을) 경우에도 수행비서와 운전비서가 눈치를 전혀 못 챕니까?"라고 한 전 부사장에 직접 질문했다.
 
이 전 총리는 "10월27일 재판에서는 고 성 회장의 두 비서가 '(이 전 총리의 선거사무소로 가는) 차에 비자금으로 보이는 것들을 실은 것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했다"고 강조하며 "증인 말대로 두 비서가 눈치 못 채게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 전 부사장은 "고 성 회장이 (그렇게 하도록) 제게 직접 주문했다"며 "그 친구들은 몰랐다"고 답했다.
 
이 전 총리는 또 "그날따라 유독 돈 마련과 관련해 시간이 모자라 평소와 달리 고 성 회장이 한 전 부사장이 아닌 이 모 전 성완종 보좌관에게 돈을 줘 기억을 한다"는 취지의 한 전 부사장의 진술과 관련해 "여유가 있지 싶은데, 왜 그렇게 급하게 (고 성 회장이) 인터폰까지 하도록 했느냐"고 물었다.
 
이어 "독촉받을만큼 돈을 포장하는 데 시간이 걸리느냐"고 되묻고, 한 전 부사장은 "박스를 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다과를 위해 사둔 과자상자 등이 있으면 바로 포장을 할 수 있지만 못 구하면 그걸 구해야 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대답했다.
 
한 전 부사장은 경남기업에서 고 성 회장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쓰는 데 가담한 혐의(횡령)로 기소돼 현재 재판 중이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3차 공판을 받기 위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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