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예금 634억달러, 6개월 만에 반등…'달러화 예금' 사상 최대 증가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위안화예금 6개월째 감소
2015-11-10 14:52:13 2015-11-10 15:09:06
지난달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 예금이 대폭 늘어나면서 거주자 외화예금이 6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달러화의 경우, 원·달러 환율 하락과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국내 수출업체들이 수출로 얻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대거 예치하면서 달러예금이 500억달러에 육박,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5년 10월말 거주자 외화예금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환 은행 거주자 달러예금 잔액은 494억5000만달러로 전월보다 59억8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달러예금 잔액과 월별 증가폭은 모두 사상 최대치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은행에 예치한 국내 외화예금을 의미한다.
 
달러화예금이 급증한 이유는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주로 비금융 일반기업의 수출입 결제성대금 예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9월말 1194.50원에서 10월말 1142.30원으로 전월에 비해 크게 하락했고, 수출입 규모(외환수급 기준)도 9월 896억달러에서 10월 937억달러로 전월보다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강세를 보였다가 10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이후 약세로 전환했다. 통상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 달러화예금 보유가 증가한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바로 내다 팔기 보단 손해를 줄이기 위해 환율이 오를 때가지 기다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달러화예금이 월중 가장 많이 늘었던 때를 보면 지난해 4월로, 한달간 47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그 당시 원·달러 환율을 살펴보면 3월말 1068.8원에서 4월말 1031.7원으로 37.1원 떨어졌다.
 
안태련 한국은행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환율이 떨어지자 수출업체가 받은 수출대금을 원화로 바꾸지 않고 은행계좌에 예치해두면서 달러화 예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최근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위안화예금은 대폭 줄었다. 지난달 위안화예금 잔액은 71억9000만달러로 전월보다 22억4000만달러 줄었다. 이는 2013년 12월 66억7000만달러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지난 5월(190억7000만달러)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위안화예금이 감소하는 것은 차익거래 유인(위안화예금과 원화조달금리차+원·달러 스왑레이트-위안·달러 스왑레이트)이 소멸되면서 정기예금이 더 이상 예치되지 않는 가운데, 만기도래 정기예금까지 해지되면서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잇따른 금리 인하로 위안화예금의 차익거래 유인은 지난해 11월 이후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달러화, 위안화 이외 통화별 예금잔액은 엔화 33억달러, 유로화 23억2000만달러, 영국 파운드화 등 기타통화 11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엔화의 경우 전월보다 1억7000만달러 증가했고, 유로화도 2억3000만달러 늘었다. 이에 따라 거주자 외화예금 총잔액은 전월대비 42억1000만달러 증가한 634억달러로 조사됐다.
 
예금기관별로는 국내은행이 전월보다 62억4000만달러 증가한 492억1000만달러, 외은지점이 20억3000만달러 감소한 141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계 외은지점에 예치된 위안화예금은 10월 한달간 22억4000만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561억4000만달러로 전월보다 35억5000만달러 증가했고, 개인예금이 72억6000만달러로 전월보다 6억6000만달러 늘었다. 기업부문별로는 보험사 등 비은행금융기관 예금이 전월보다 27억달러 감소한 반면, 제조업체 등 일반기업 예금은 54억달러, 공공기관 예금은 9억달러 각각 증가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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