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 월세화라는 큰 흐름에 휘말려 난민으로 떠도는 월세 세입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2년 전 계약했던 전세 세입자 중 거의 4000가구가 재계약에 실패했거나 포기했다. 같은 기간 다달이 주거비를 내야하는 월세계약은 7000가구가 넘게 늘었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들어 전국 전월세거래량은 12만2617건을 기록했다. 이 중 전세가 6만8543건, 월세가 5만4074건이다.
전체 임대차 신규 계약분 중 44.1%가 월세인 것이다. 2년 전 39.2%에 불과했던 월세 비중이 2년 사이 4.9%p 증가했다.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으로 좁혔을 때 월세비중은 48.8%에 달한다. 지방은 54.2%로 이미 월세가 대세가 됐으며, 서울도 50.0%를 기록했다.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강남3구 역시 올해 계약된 임대차 중 51.3%가 월세다.
전세계약에 실패한 세입자는 집을 사거나 월세로 돌아서야 한다. 상당수가 반전세 등 월세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10월 전세 신규계약은 약 7만2330건이다. 이들 계약의 대부분이 만료되는 시점 올해 같은 기간 전세 계약은 6만8540건으로 줄었다. 2년 사이 3790여가구의 전세세입자가 사라졌다.
반면, 2013년 4만6630여건이었던 월세 신규계약은 올해 5만4070여건으로 증가했다. 2년 전과 비교해 7440여가구의 새로운 월세가구가 더 발생한 것이다.
이들 월세세입자들은 전국 평균 기준으로 56만원(한국감정원 산출)을 매달 집주인에게 내야한다. 서울은 81만2000원, 수도권은 69만4000원, 지방은 43만8000원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저금리 기조와 집값 상승 한계로 인해 민간에서는 전세공급이 늘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며 "전세도 문제지만 월세 부담에 따른 장래 주택매매수요의 성장 둔화도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저리의 전세대출 상품을 개발하거나 저렴한 월세주택을 공급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세대출은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노출했고, 새로운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시일이 걸린다.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는 올해 4000여가구가 넘게 입주자를 모집했지만 2018년에야 첫 입주를 시작한다. 국토부가 최근 4.4대 1로 높은 경쟁률로 사업자 접수를 마쳤다는 홍보한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주택 시범사업은 선정물량이 80가구에 불과하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신청된 접수량은 경우 358건이다. 신청된 모든 주택을 개량해도 3000가구 이상 공급되기 힘들다.
새로운 국토교통부 장관이 임명됐지만 당장 뾰쪽한 수를 내놓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강호인 신임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전월세 대책에 대한 특단의 대책은 없고 구조적인 대책은 결국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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