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다섯분기 연속으로 흑자행보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대출 증가로 이자이익이 증가한 데다 자산건전성이 좋아진 덕분이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들은 실적 폭락에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며 영업 환경이 좋지 않아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입을 모았다. 금융당국의 정책 지원도 체감하기 어려워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12일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경영현황 잠정 집계치'를 공개하고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7~9월까지의 당기순이익이 173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76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회계연도 1분기에 흑자로 전환한 이후 5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출금 증가로 이자이익은 전년 보다 1291억원 늘었고 자산건전성 개선으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791억원 감소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총자산은 41조3000억원으로 6월 말에 기록한 40.2조 대비 1.1조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실적표. 자료/금감원
9월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31%로, 3개월 전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월 말 기준 각각 11.2%, 11.6%로, 3개월 전보다 각각 0.4%포인트, 0.8%포인트 떨어져 건전성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실적과 건전성 모두 이전보다 회복된 모습을 나타낸 셈이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계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저축은행 중앙회 관계자는 "은행은 우리 영역을 넘어오고 있고 대부업체는 밑에서 올라오고 있다"며 "서민경제가 살아나야 영업도 꾸준하게 이뤄질 텐데 시장 자체가 만만치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감원이 할부금융 지원하고 있는데 이미 자동차 할부가 시장을 차지하고 있어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건전성 분류 완화, 예금보험료율 인하 등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산규모가 컸을 때는 86조원까지 갔다"며 "바닥을 치고 32조원기점으로 조금씩 올라오고는 있는데 흑자 내기 시작한 게 1년밖에 안된다"고 털어놨다.
한편,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 관계자는 "할부금융업 지원하려고 한다"며 "법적인 부분을 완비해 저축은행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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