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고질병, 현장 장시간 근로 악순환 끊어야"
2015-11-14 08:00:00 2015-11-14 08: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건설 현장 근로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 9시까지 하루 12시간 이상, 연평균 3000시간가량을 근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에 대한 대가는 그만큼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건설 현장은 위험하고 힘들다는 인식 때문에 젊은 기술자들을 찾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국내 건설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현장 장시간 근로의 악순환 고리를 하루빨리 끊어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건설기업노조는 지난 12일 경기 광주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반 근로자들이 적용받고 있는 주5일 근무는커녕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이렇게 근무하고도 적절한 보상을 받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중견 건설사 현장 근로자 A씨는 "보통 현장의 일이 마무리되는 5시 이후부터는 설계변경, 계역변경 등 서류업무를 시작한다"며 "일반적으로 주말에도 하루는 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장시간 근로의 원인으로 무리한 저가수주를 꼽았다. 회사가 해당 프로젝트를 낮은 가격에 수주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에게 적정한 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B건설사의 경우 기본금에 시간외 수당은 2시간만 인정해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2시간 이상 추가 근무에 대한 수당은 물론 휴일수당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연봉이 50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연간 추가 근무수당만 7~800만원에 이를 것"이라며 "정규직 보다는 현장 채용직 등 비정규직에서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중견 건설사 현장소장 A씨는 "수주산업이다 보니 매번 같은 수주량을 유지하기 어려워 건설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비정규직 숫자가 많은 편"이라며 "가능한 정규직을 줄이고 공사를 따내면 계약직을 늘려서 공사를 진행하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이같은 장시간 근로로 인해 건설산업에 젊은 기술 인력이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조건이 열악한 데다 비리 등 건설사에 대한 사회 인식도 좋지 않아 20~30대 기술자를 찾기 너무 힘든 상황이다. 이로 인해 현장에는 40대 중후반 내지는 50대 인력 그리고 외국 근로자들이 대부분이다.
 
노조 관계자는 "건설 현장의 장시간 근로는 건설산업의 고질병으로 통한다"며 "정부의 상시 근로감독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 보호차원의 특단의 대책과 연관 건설업 제도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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