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주요 해운업체들의 위기 상황이 다시 한번 각인됐다. 때마침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해운업계 지원방안을 거론했지만 실질적 지원까지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
3분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해운업계의 최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침체와 운임하락 등으로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상선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6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영업손실 386억원, 전분기 631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커졌다. 한진해운은 전년동기 대비 81.6%, 전분기 대비 81.9% 감소한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그나마 이같은 성적도 각고의 자구노력 끝에 얻어낸 결과라는 점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지난 2013년 말부터 현재까지 산업은행과 함께 총 5조3000억원에 이르는 자구계획을 이행한 상태다.
결국 업계에서는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정부 역시 이같은 업계 분위기를 의식한듯 지난 16일 해운업계에 대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지원 내용은 ▲유동성 부족 선사를 위해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회사채 발행 지원 등 유동성 지원 정책 추진 ▲불황기 선제적 투자 및 안전망 확보를 위해 해운보증기구 및 선박은행 강화 ▲국적 선사들의 초대형선박 발주를 위한 정책금융기관 역할 강화 등이다.
하지만 해수부의 발표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대보다는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여전히 '논의·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 데다가 업체들의 자구계획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지원방안을 논의한다는 '선 자구, 후 지원' 정책을 펼칠 계획임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의 경우 최악의 업황 속에서도 자구계획 이행과 원가구조 개선 노력으로 6분기 영업이익 흑조 기조를 가까스로 이어갔다. 현대상선 역시 현대증권 매각이 수포로 돌아간 이후 지분매각과 지분 담보 대출을 통해 4500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이와 함께 각 산업 담당 주무부처 간 불협화음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무부처인 해수부 차원에서 해운업계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나왔던 내용이지만 매번 다른 부처와의 역학관계로 인해 불발에 그쳤다"며 "이에 비해 조선업계는 산업부 주관 하에 정부 지원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모두 자구계획은 거의 이행이 완료된 상태"라며 "이제 주무부처 차원에서 명분과 실리를 갖춘 자구계획을 정리해 밀어붙여야 역학관계를 넘어서 업계를 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석 신임 해양수산부장관이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해양수산 비전과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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