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제약업체 화이자가 아일랜드의 보톡스 제조업체인 앨러간을 인수한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1500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M&A)이 성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화이자는 앨러간의 주식 1주당 화이자 주식 11.3주를 교환할 예정이다. 이는 앨러간의 주가에 27%의 프리미엄을 붙여주는 것이다.
또한 이안 리드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합병 후 탄생하는 새로운 회사에 CEO가 될 것으로 보이고 브렌트 사운더스 앨러간 CEO는 고위직에 머물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번 M&A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역대 최대일 뿐 아니라 올해 글로벌 기업들간 M&A 중에서도 최대 규모가 된다.
화이자의 대표 제품인 비아그라(왼쪽)와 앨러간의 대표 제품인 보톡스(오른쪽). 사진/로이터
그러나 이번 M&A 결과 발표를 앞두고 미국 내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조세 회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현재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화이자가 아일랜드 회사인 앨러간을 인수하면서 본사를 더블린으로 옮길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법인세는 35%로 아일랜드의 법인세보다 훨씬 비쌀 뿐 아니라 세계 최대 수준이다. 따라서 화이자는 아일랜드로 본사를 옮김으로써 세금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이미 조세 회피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덩치가 더 큰 화이자가 앨러간을 인수하는 것이 아닌 앨러간이 화이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성사될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미국 재무부는 조세회피를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조세 회피에 대해 "불법은 아니지만 미국 기업으로써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책임은 지지않는 비도덕한 행동"이라고 맹비난했다.
다만 재무부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들의 조세 회피는 합법이다. 따라서 오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기업들의 조세 회피에 대한 정책이 미국 정치권에서도 핫이슈로 부상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내다봤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조세 회피 뿐 아니라 화이자가 앨러간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확대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앨러간은 보톡스 뿐 아니라 현재 70종의 다양한 신약들을 개발 중에 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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