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다음달 4일 사장단 회의 후 12월 중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면세점 재입찰 실패한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롯데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다음달 4일 신동빈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열어 실적 평가와 내년 사업 계획 등을 검토한 후 인사 작업에 돌입한다. 롯데그룹은 매년 1월 말에 임원 인사를 발표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인사 시점을 12월로 당겼다. 올해는 이보다 일찍 인사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우선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실장(사장) 등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신 회장의 편에 선 '신동빈의 남자들'은 그대로 유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사폭이 컸던 데다 현재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교체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계열사 사장들 역시 유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신 회장 지지 성명서 발표를 주도한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의 경우 내년 말까지 롯데월드타워 완공이라는 중책을 완수해야하기 때문에 1년만에 이동할 확률이 낮을 전망이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의 경우 신 회장이 면세점 재입찰 실패의 책임을 물을 가능성은 현재까지 없어 보인다. 재입찰 실패와 관련해 신 회장이 "99%가 내 책임"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대표의 거취에 따라 신 회장의 발언이 진심인지 알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의 심중은 인사에 앞서 다음달 4일 개최되는 사장단 회의에서 어느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이자리에서 신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흔들림 없는 추진 등을 말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사장단에 대한 질책성 발언 또한 함께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인사가 별 탈 없이 진행될지도 관심거리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공개적으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 코퍼레이션 회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예년과 달리 신동빈 회장이 독자적으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자 간 잡음도 예상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신 회장이 인사를 결정한 후 신 총괄회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됐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며 "외부인(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 옆에 있어 업무 보고조차 제대로 진행이 안되는 상황에서 신 회장이 예년처럼 직접 신 총괄회장에게 보고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다음달 사장단 인사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신동빈 회장(사진 가운데)과 이홍균 대표(왼쪽)가 지난달 12일 '롯데면세점 상생 2020 비전 선포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1)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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