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우리나라가 인구 12억, 구매력 평가기준 4위인 인도와 실질적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을 체결, 7일 공식 서명한다.
이번 CEPA로 우리나라 상품의 85.5%가 인도에 수출할 때 관세가 철폐되거나 크게 감축되는 등 인도시장이 전면 개방된다.
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신흥경제대국인 브릭스(BRICs) 국가 중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경제권으로 꼽히는 인도와 첫 FTA를 체결하면서 향후 인도와의 교역, 투자 증대에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 인도 상품시장 85%개방..투자기회 쏟아져
실질적 FTA라 할 수 있는 이번 CEPA는 인도로서도 큰 모험이라 볼 수 있다.
즉시철폐를 포함해 최대 8년까지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는 부분이 전체 상품 중 74.6%를 차지하고 나머지 5% 혹은 50% 감축하는 부분까지 포함하면 관세양허(관세를 낮춰주는 허가)비율은 총 85.5%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관세완전철폐 비중도 89.7%이지만 경쟁력 차이가 있어 우리보다는 인도 쪽이 '큰 맘을 먹고' 대문을 열어준 측면이 크다.
또 미국, 중국, 일본 등 덩치가 큰 세계 11대 교역국가 중 처음으로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했다는 점에서도 인도가 작심하고 시장 개방에 나선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시장도 대폭 개방된다.
외국에 대해 시장을 개방할 때 통상 포지티브(Positive) 방식을 사용, 개방하는 부분을 지정하던 것과 달리 이번 협정은 인도 FTA 사상 최초로 개방하지 않는 분야만 명시하는 네거티브(Negative)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인도는 농업, 어업, 광업 등 1차 산업분야를 제외한 제조업 전반에 걸쳐 우리나라 기업의 투자를 허용한 셈이다.
기존에도 투자는 이루어져 왔으나 규제에 따른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이번 협정으로 기술이전의무, 공장개설제한 등의 규제가 대폭 철폐돼 대(對)인도 투자가 한결 쉬워진다.
현재 올해 3월 기준으로 인도에 대한 투자는 총 987건, 21억8000만달러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제조업 비중이 85,3%로 18억6000만달러, 도소매업이 1억6000만달러, 7.1%에 달하고 있다.
◇ 수출 연 1억7000만달러↑ 기대.. 제조업 수혜 집중
이번 FTA는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개방의 폭이 활짝 열렸다. 우리나라의 주된 관심 품목인 자동차, 전자, 금속 등 대부분의 제조업 분야에 대해 인도 투자 시장이 개방됐다.
인도가 그동안 FTA를 체결했던 나라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경제력 우위에 있는 상대국에 대해 이 정도 시장의 문을 연 것도 긍정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부문별로는 기계, 자동차, 화학, 전기전자 순으로 수출은 증대되고 수입의 경우 화학, 섬유, 기계 부문 등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한·인도 CEPA의 업종별 수출입 증대효과 (백만달러, %)
< 자료 = KIET(산업연구원), 2008년 10월 >
신흥 거대시장을 먼저 선점했다는 점도 우리에게 큰 이득이 되는 부분 중 하나다. 브릭스 국가 중 처음 맺는 이번 한·인도 FTA로 우리 기업이 일본, 중국 등 경쟁국에 앞서 신흥 거대시장인 인도를 먼저 선점하게 됐다.
인도는 지난 2008년까지 최근 연 8%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하고 있으며 전세계 경기침체 영향이 이어졌던 지난 1분기에도 4.5%의 성장률을 구가하는 등 저력을 보이고 있어 선점에 따른 이득은 커질 전망이다.
재정부는 이번 한·인도 CEPA를 계기로 수출과 투자에 대한 시장을 다각화하고, 시장선점을 위해 정책적 노력에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신언주 재정부 FTA국내대책본부 조사분석팀장은 "이번 FTA 체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각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할 것"이라며 "전문가 의견을 모아 취약산업 경쟁력 강화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도가 워낙 시장 개방에 대해 두려워하는 나라기 때문에 지금 FTA자체가 굉장한 의미를 갖는다기 보다 이를 시발점으로 한국과 인도의 관계가 전향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주저하면서도 우리나라에게 시장을 연 만큼 이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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