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유통업계 1위 뉴스는 '메르스발 소비침체'
체인스토어협회 10대 뉴스 발표…홈플러스 매각·롯데 내분도 포함 돼
2015-12-01 14:07:28 2015-12-01 14:07:28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협회가 발간하는 유통 전문지 '리테일매거진'에서 유통·제조업계 임직원 210명을 대상으로 '2015년 유통업계 10대 뉴스'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메르스발 소비침체로 인한 소매경기 악화'가 유통업계 최대 뉴스로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이어 홈플러스의 매각,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이미지 손상 등 업계 큰 손들의 잇따른 경영 환경 변화가 각각 주요 이슈로 꼽혔다.
 
온라인쇼핑 시장에서는 모바일 커머스가 고성장을 이어갔는데,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이 같은 흐름을 주도하며 한층 더 진화했다. 2015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유통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1위: 메르스발 소비침체로 소매경기 악화
 
상반기에는 메르스 확산에 따른 국내 소매경기 악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메르스 여파가 맹위를 떨친 지난 6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10.2%, 백화점은 11.9% 줄었다. 유통업체들의 체감 경기도 크게 위축됐다. 지난 7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소매유통업 3분기 경기전망지수(RBSI) 지수는 전분기 대비 4포인트 하락한 96으로 떨어졌다. 당시 백화점 지수는 90을 기록해 전 분기(104)보다 14포인트나 하락했고, 대형마트 지수도 96으로 전 분기보다 2포인트 떨어지며 내림세를 보였다. 다행히 7월 말 마지막 메르스 환자가 퇴원 판정을 받으면서 경기는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업계가 실제 체감하는 수준에는 못 미쳤다.
 
◇2위: 홈플러스, 국내 사모펀드에 매각…16년만에 테스코 철수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에게 인수되며 월마트, 까르푸에 이어 테스코마저 한국에서 철수하게 됐다. MBK는 지난 9월 7일 해외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7조2000억원 수준으로, 국내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일단 홈플러스는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지난 10월 15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141호점인 인천송도점을 열었다. 이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첫 번째로 선보인 점포였던 만큼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후 MBK가 잔금을 모두 납부하면서 매각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MBK와 홈플러스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3위: 쿠팡 필두 소셜 커머스 업계 시장 영향력 확대
 
소셜 커머스 업계의 성장이 지속됐던 한해였다. 소셜 커머스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주로 오프라인에서 구매했던 생필품 카테고리를 강화하며 가격 경쟁력과 빠른 배송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고, 모바일 강자로서 시장 지위를 한층 높였다. 특히 쿠팡, 티몬, 위메프 등 빅3 업체의 '배송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3사 모두 '2시간', '당일' 등 속도를 내세워 경쟁을 벌였다. 이 중 쿠팡은 지난 6월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10억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받은 이후 로켓배송 서비스 확대에 이어 모든 배달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다짐까지 밝히는 등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4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쇼핑 타격
 
롯데그룹은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 부자간 갈등이 노출되면서 그룹 이미지가 손상됐다. 국적 논란에 롯데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영업 타격으로까지 이어졌고, 급기야 신동빈 회장이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까지 발표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후 일본롯데의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데 뜻을 모으며 갈등은 동생의 승리로 귀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달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자신의 해임 절차에 법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며 신동빈 회장을 겨냥해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했고, 신격호 총괄회장은 법무법인을 통해 롯데쇼핑 이원준 사장 등 7개 계열사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며 상황은 장기화되고 있다.
 
◇5위: 유통업계 옴니채널 트렌드 확대
 
쇼루밍과 웹루밍 등 각 채널이 가진 장점을 취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크로스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유통업체들의 옴니채널 구축 움직임이 활발히 펼쳐졌다. 스마트 픽업부터 비콘 서비스까지 업체들이 내놓은 옴니채널 사례들은 대부분 쇼퍼들의 불편사항을 개선해 쇼핑 편의성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롯데마트는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해 놓은 상품을 점포에서 찾아가는 '스마트 픽'의 프로세스를 차량에서 곧바로 받는 '드라이브 앤 픽(Drive & Pick)' 서비스로 발전시켰고, 매장 방문시 상품정보·할인쿠폰·이벤트소식 등을 스마트폰에 띄워 쇼핑 정보를 알려주던 비콘 서비스는 선결제·쇼핑 동선 안내 등으로 적용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6위: 서울 시내 면세점 쟁탈전 치열
 
두차례에 걸쳐 진행된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유통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7월 신규 사업자 선정 경쟁의 최후 승자는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로 결정됐다. 기존 쇼핑 관광지인 명동과 동대문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겠다고 주장했던 것이 통했다. 지난달에는 올 연말 사업권이 만료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이 진행됐는데, 신세계와 두산이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사업권을 넘겨받게 됐다. 신세계가 남대문, 두산이 동대문 일대를 각각 서울 시내 대표 관광 허브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던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7위: 모바일쇼핑 시장, PC쇼핑 맹추격
 
모바일쇼핑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PC쇼핑 시장을 맹추격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3분기 누적 모바일쇼핑 시장 거래액은 약 17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1%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가운데 46%를 차지하는 수치로 전년(31%)보다 늘어났으며 그만큼 PC쇼핑과 모바일쇼핑간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흐름의 이면에는 기존 강자 소셜 커머스를 비롯해 오픈마켓, 홈쇼핑, 대형마트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모바일 사업 강화가 있었다. 업체들이 하나같이 모바일로 몰리면서 경쟁은 치열해졌고, 차별화를 위해 배송 서비스 개선 등 고객 만족도 향상에 초점을 맞춘 전략들이 펼쳐지면서 모바일쇼핑 인기를 높였다.
 
◇8위: 이마트타운·현대백화점 판교점 등 기존 매장의 대형화·복합화
 
'복합화, 대형화'를 토대로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이 각각 대형마트, 백화점 매장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였다. 지난 6월 탄생한 이마트의 '이마트타운'은 연면적 10만㎡ 규모로, 이마트의 업그레이드 버전과 가전전문 매장 '일렉트로마트', 생활용품 매장 '더 라이프', 외식 매장 '피코크키친'을 나란히 배치하는 등 핵심 품목별 매장을 카테고리 킬러식으로 펼쳤다. 지난 7월 오픈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영업면적 9만2600㎡에 백화점·식품관·영화관이 어우러졌으며, 핵심 고객층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콘텐츠 체험에 역량을 집중했다. 특히 1만3000㎡에 달하는 식품관에는 108가지 식음 브랜드를 모아 눈길을 끌었다. 이마트타운과 현대 판교점에는 저마다 대형마트, 백화점의 차세대 모델이라는 평가가 동반됐다.
 
◇9위: 정부 주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첫 개최
 
지난 10월 정부는 소비시장 활성화를 위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실시했다. 성급한 추진으로 행사가 허술했다는 뒷말도 나왔지만, 유통업체들의 실적 증가 등 '한국판 블프'로 전반적인 내수 진작 효과는 있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막을 내렸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10월 1∼11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업계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24.7% 증가했다. 대형마트도 추석 이후 매출이 둔화되는 특성을 감안하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 4.3%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기대 이상의 행사 성과가 나오자 일부 백화점은 휴무일까지 미루며 마케팅에 박차를 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0위: 연초 담뱃값 인상 후 편의점 업계 나홀로 호황
 
올 초 담뱃값이 평균 2000원 상승하며 편의점 담배 판매량이 급감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1월 첫째주 편의점 '빅3'의 담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20∼30% 감소했었다. 당시 편의점 업체들은 담배 구매객수 감소가 전체 매출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까에 대한 우려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편의점 4사는 지난 2~10월 매달 전년 동월대비 두 자리 수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고, 특히 10월에는 담배 등 기타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1% 증가하며 고성장세를 보였다. 편의점 업체들은 1인 가구 증가와 소량 구매 확산 추세가 편의점과 맞아 떨어진 데다 담뱃값 인상 이후 금연으로 돌아섰던 흡연자들이 돌아오면서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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