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도 계좌개설, 카드발급, 대출 등 금융업무를 볼 수 있는 '비대면 금융거래' 시대가 본격 열렸다. 금융당국이 금융실명법·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른 실명확인을 '복수의 비대면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부터 신분증 사본 제출, 영상통화, 접근매체 전달시 확인, 기존계좌 활용, 기타(생체인증 등) 가운데 최초 2가지 이상을 의무 적용하면 비대면 실명확인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2일 밝혔다.
국내 은행 중에서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비대면 방식을 사용한 금융서비스에 들어갔다. 신한은행은 신분증 촬영, 영상통화 또는 기존계좌 활용 중 택일, 휴대폰 인증 등 3단계 확인 후 계좌를 개설하고, 생체인증 등 비대면 실명확인을 거쳐 대면창구 업무의 상당부문을 대체하는 무인 '스마트점포(디지털 키오스크)' 서비스를 출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시연회'에 참석해 서비스 체험에 나섰다.
임 위원장은 스마트폰으로 신분증을 찍어 신한은행의 스마트폰앱에 올리고 상담원과의 영상통화를 거친 뒤 직접 계좌를 발급 받았다. 임 위원장이 비대면 인증방식으로 은행 통장을 발급받은 국내 1호 고객이 된 셈이다.
임 위원장은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 도입으로 온라인 원스톱 거래가 가능해져 고객 편의가 더 좋아질 것"이라며 "다른 금융사들도 관련 서비스를 준비중이므로 금융서비스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사들도 비대면 실명확인을 적용한 금융서비스를 준비중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문·얼굴·음성·홍채 등 생체정보를 사용하는 인증시스템을 내년 1월부터 적용한다.
KB금융(105560)지주도 생체인증을 통한 비대명 실명인증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내년 상반기 출범이 예상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따로 점포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혁신적인 비대면 실명인증을 통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KT가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인 'K뱅크'는 영상통화, 스마트폰 유심(USIM)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생체인증·신용카드 등을 이용한 공인인증서 대체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비대면 부동산담보대출 전면 자동화 프로세스 구축 등 비대면 인증을 활용해 프로세스의 혁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단순업무는 비대면 실명확인이 가능한 시스템에서 소화를 하고, 오프라인 지점에서는 고객 자산관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탄력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임종룡 금융위원장(가운데)이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시연회'에 참석해 직접 계좌개설을 신청하고 국내 제1호 비대면 실명확인 통장을 발급받았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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