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걸스데이의 혜리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연기자로서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혜리는 지난달부터 전파를 탄 이 드라마에서 끼 많은 고등학생 덕선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 덕선은 공부만 빼면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많은 캐릭터다. 흥도 많아 코믹한 춤사위로 친구들의 배꼽을 쏙 빼놓기도 하고, 골목의 분위기 메이커로 통한다. 하지만 집에서는 언니에 눌리고 동생에게 치이는 설움 많은 둘째 딸이기도 하다.
◇tvN '응답하라 1988'에 출연 중인 혜리. (사진제공=tvN)
혜리가 이 드라마에 캐스팅될 때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응답하라 1988'이 워낙 기대작이었던 탓에 아직 연기력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혜리의 출연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대한 선입견도 이런 부정적인 여론에 한 몫을 했다. 하지만 혜리는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선보이며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날려버리고 있다.
혜리가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연기자로서 '맞춤옷'을 입었다는 평가다. 제작진은 덕선 역을 연기할 배우를 캐스팅할 당시 캐릭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를 찾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혜리의 실제 성격과 행동 등이 극 중 캐릭터와 비슷했고, 이 때문에 혜리가 캐스팅 1순위였다는 것이 관계자의 이야기다. 혜리가 연기력면에서 완전히 다듬어진 배우는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덕선 역와 딱 맞아떨어진다는 것이 제작진의 판단이었다. 혜리에 앞서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던 고아라와 정은지 역시 "캐릭터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여야 한다"는 제작진의 기준에 의해 캐스팅됐다.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배우는 맡는 캐릭터에 따라 연기력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일수록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에 맞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제작진의 역할이 크다"고 전했다.
혜리는 지난해 MBC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면서 최고 인기 아이돌로 떠올랐고, 이후 광고 출연 요청이 쇄도했다. 몸값도 수직 상승했다. 그런 가운데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으면서 방송가와 광고계에 다시 한 번 '혜리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응답하라 1988'의 빡빡한 촬영 일정을 소화 중인 혜리에게는 광고와 작품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혜리의 활약 속에 '응답하라 1988'은 시청률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응답하라 1988'의 8회는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시청률 12.2%, 최고 시청률 14%를 기록하며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전파를 탔던 '응답하라 1994'의 최고 시청률(평균 11.9%, 최고 14.3%)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한편 '응답하라 1988'은 '응답하라 1997'(2012), '응답하라 1994'(2013)에 이은 세 번째 '응답하라' 시리즈다.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우리 골목, 우리 이웃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며 아날로그식 사랑과 우정, 평범한 소시민들의 가족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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