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신장 백화점,아웃렛과도 경쟁하네
이젠 이월상품도 세일'안간힘'…아웃렛 손님 '뚝'·매출 곤두박질
2015-12-08 14:29:57 2015-12-09 17:44:14
역신장하는 백화점들이 이제는 이월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아웃렛과도 경쟁에 나서는 처지에 빠졌다.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K-세일데이 등 잦은 세일을 열면서 최대 70~80%의 높은 할인율을 맞추기 위해 고급 이미지를 버리고 이월상품을 헐값에 내놓으며 '재고떨이'에 나서게 되자 아웃렛과 판매물품이 겹치게 된 것이다.
 
백화점이 아웃도어를 중심으로 패딩, 모피 등 겨울의류의 이월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다보니 아웃렛 쇼핑을 계획하던 소비자들이 굳이 차를 몰고 외곽지역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백화점에서 동등한 가격대의 상품을 쇼핑할 수 있게 됐다. 백화점이 아웃렛의 역할까지 빼앗은 셈이다.
 
실제 올해 백화점과 아웃렛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 같은 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바닥을 치고 실적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백화점에 비해 아웃렛의 실적 하락폭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여주, 파주, 부산 등 주로 도심 외곽지역에만 점포를 출점한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0.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5.1%에 그쳤다. 3분기 역시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하는 동안 신세계백화점은 8.6% 줄어드는 데 그쳤다. 올해 전반적인 유통업계의 불황을 감안한다면 백화점의 하락폭은 아웃렛에 비해 완만한 편이다.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3% 역신장한 롯데백화점 역시 각종 세일행사에 힘입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1.4%, 1.3% 신장하는 동안 '롯데아울렛'의 매출신장률은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아울렛'의 1분기 매출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9%에 달했으나 2분기 들어 5.3%로 감소했고 3분기에는 0.2%로 백화점과 상반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백화점의 '아웃렛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백화점 패션 브랜드들의 신상품 소진율이 점차 하락세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신상품 소진율은 평균적으로 전년 대비 약 3~5%p 가량 낮았다. 특히 코트, 패딩 등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아우터류는 소진율이 더 낮았다.
 
현대백화점은 패딩, 코트 등 아우터의 이월상품 물량 규모를 20% 이상 늘리는가 하면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도 이월상품의 할인율을 80%까지 끌어올리며 아웃렛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입점업체 입장에서는 백화점이 요구하는 높은 할인율에 맞추면서 최소한의 마진을 유지하려면 신상품을 할인할 수 없다"며 "겨울시즌 이월상품을 염가에 내놓는 방법이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라 당분간 백화점에서의 이월상품 할인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의 모습. 올해 유독 잦은 세일을 펼친 백화점의 이월상품 판매가 아웃렛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영업이익은 5.1% 감소에 그쳤다. (사진제공=신세계사이먼)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