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 안정화를 이룰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일반공모에 최대 3000억원까지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삼성엔지니어링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계획을 발표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발행예정가액은 주당 7700원이며, 신주발행주식수는 1억5600만주, 구주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는 3.375주이다.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31일이며, 신주 상장은 내년 3월2일로 예정돼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자본잠식이 들어갔기 때문에 유상증자는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대규모 유상증자가 성공해 자본조달이 가능하다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 안정화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재용 부회장이 실권주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은 삼성그룹이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유상증자 이후 재무구조 안정화에 따른 영업력 강화 효과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강력한 그룹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유증 참여 소식에 이날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며 전거래일 대비 1950원(13.98%) 오른 1원5900원에 마감했다.
최대주주의 과도한 자금 소요 우려도 대폭 불식시켰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대주주는 삼성SDI(13.1%), 삼성물산(7.8%) 등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참여 의지 표명은 삼성SDI의 대규모 자금 소요 우려를 대폭 불식시키는 요소이며, 동일한 측면에서 삼성물산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더라도 영업정상화가 이뤄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저유가 추세와 아직 진행 중인 현안 프로젝트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에 대한 성공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수가 크게 증가해 주당 가치가 크게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키움증권)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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