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금호아시아나, 악재 행진 언제 끝나나
유동성 부족·경영권 분쟁·비리 등 잇달아
전문가들 "아직 넘어야 할 고비 남아"
2009-08-12 17:06:12 2009-08-12 20:04:01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대우건설(047040) 매각에 오너 형제간의 경영 싸움, 금호건설의 뇌물 비리 의혹 등 최근들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악재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태풍처럼 들이닥치는 악재 행진이 아직 완전히 멎은 것이 아니라는 게 더 큰 문제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호아시아나가 넘어야 할 고비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제일 먼저 터질 것으로 우려되는 것은 금호생명 매각협상이 불발되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칸서스 자산운용으로부터 4천억원을 받고 금호생명을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칸서스는 투자자들로부터 매각자금을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칸서스가 제시한 4천억원이 시장에서 보는 금호생명의 가치에 비해 너무 높아 수익을 장담하기 어렵고, 과거 칸서스가 대한화재 인수도 실패하는 등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등이 거액의 돈을 투자하는 반전이 없다면, 칸서스의 금호생명 인수는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인수합병 전문가는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이 실패하면, 차후에는 더 적은 돈을 받고 회사를 팔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동성을 빨리 확보해야 하는 금호아시아나로서는 빨리 팔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더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 고비는 대우건설 매각과 유동성 문제다.
 
대우건설 매각을 주관하는 산업은행은 “많은 기업들이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을 판다고 금호그룹의 유동성이 완전히 해소될 지 의문이다.
 
한 기업 애널리스트는 “금호그룹이 보유한 전체 대우건설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4조1천억원을 받더라도 유동성 부족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건설 매각에 포스코, LG 등 국내 대기업과 해외업체들이 참가해도, 건설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4조원이 넘는 거액을 투입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또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 본사 건물 등 주요 자산들을 다 팔아버렸고, 대한통운(000120)을 인수하면서 풋백 옵션을 대우건설에 일부 부담시킨 것도 매각을 어렵게 만든다.
 
풋백 옵션 조건은 대한통운 주가가 20만원 이상 오르지 않으면 그 차액을 보상해주는 내용이다.
 
현재 대한통운 주가는 7만원선이다.
 
금호그룹의 자산 매각에 먹구름이 계속 끼면서, 금호그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상황이 올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른 기업 애널리스트는 “내년까지 풋백 옵션과 관련된 돈을 어떻게든 마련해야 한다”며 “돈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대한통운을 매각하든지 회사가 망하든지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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