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포장재 가격 담합 제지업체 3곳 기소
백판지 가격 공동 인상…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2015-12-13 12:00:00 2015-12-13 12:00:00
5년 동안 포장재 가격을 담합하다 적발된 제지업체 3곳의 법인과 임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한솔제지와 한창제지, 신풍제지 등 3개 업체의 법인과 전·현직 임원 1명씩을 공정거래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 업체는 지난 2007년 2월부터 2011년 9월까지 다른 업체 2곳과 함께 일반백판지 또는 고급백판지의 판매 가격을 총 24회에 걸쳐 인상하기로 합의한 후 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5개 업체는 각각 백판지의 품질과 가격 차이가 있으므로 주로 가격 인상을 합의할 때 업체별 기준가격 인상률 또는 출고가격 할인율 등을 담합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또 수시로 음식점, 골프장 등에서 본부장 모임, 팀장 모임 등 소위 '직급별 담합 협의체'를 운영하면서 백판지의 가격을 인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적발에 대비해 모임에서 협의한 내용의 '메모 금지'를 원칙으로 정했고, 각 모임의 간사까지 두면서 일시와 장소를 통보하거나 불참하는 회사가 있으면 간사가 유선으로 합의 내용을 알려줬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12월 이러한 담합 사실을 적발해 한솔제지에 356억원, 한창제지에 143억원, 신풍제지에 53억원을 부과하고, 지난해 6월 이들 법인과 담합 당시 각사의 본부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에 재판에 넘겨진 업체 외 나머지 2곳도 공정위로부터 각각 324억원, 17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에 해당해 기소되지 않았다.
 
5개 업체는 제조사 기준으로 국내 백판지 시장점유율 100%, 수입 판매를 포함해도 국내 백판지 시장점유율 90% 이상의 독과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이중 4개 업체는 1998년에도 가격 담합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이후 이번에 또다시 담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백판지를 수입·판매하는 군소 제지업체를 제외하고, 백판지를 생산·제조하는 국내 대형 제지업체 전부가 참여한 대규모·장기간 담합 사건"이라며 "백판지는 담배, 휴대전화, 과자류, 약품류, 농산물, 치킨,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의 포장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담합으로 취한 폭리가 소비자의 피해로 전가됐다"고 말했다.
 
2007년 8월22일자 팀장 모임 회의록.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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