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의 가정용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해달라고 미국정부에 요청했다. 지난 2011년 말 국내업체들이 한국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세탁기를 생산비 이하 가격으로 미국에서 판매한다며 덤핑의혹을 제기한 이후 두번째다.
국내업체들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월풀의 보호무역 카드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을 피력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에서 생산한 세탁기를 생산비용보다 낮은 가격에 미국으로 들여와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였다고 미국 정부에 제소했다.
월풀은 청원서에서 두 회사가 멕시코와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온 세탁기에 대해 9~13% 관세를 부과한 지 3년도 되지 않았다며, 삼성과 LG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으로 생산 거점을 옮겼다고 주장했다.
월풀이 제소한 제품은 삼성과 LG가 중국에서 만든 대형 전자동 세탁기와 드럼세탁기다. 이들 제품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은 500~1000달러 수준이다.
미국 상무부는 내년 7월까지 삼성과 LG가 공정하지 못한 가격에 판매했는지에 대해 예비판결을 내릴 전망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도 한국 회사들의 가격이 월풀과 다른 미국 제조사들에 피해를 줬는지 판단하게 된다.
이에 대해 국내 전자업계는 월풀이 시장점유율 하락 등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보호무역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반박하고, 이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월풀이 2011년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공격대상을 넓혔다"며 "하지만 ITC가 2012년 월풀이 한국산 냉장고에 관세를 매겨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바 있고,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재판부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조치 관련 분쟁에서 한국정부의 손을 들어준 만큼 월풀이 의도하는 대로 판도가 흘러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제소 20일 후 상무부가 조사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하기에 우선 어떤 제품에 대해 어떤 이유로 제소했는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며 "조사가 결정된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