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산업 경영권 흔들기, 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정윤석 신일산업 전무 "직원 사기저하로 실적도 부진"
2015-12-23 14:47:01 2015-12-23 14:47:01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밖에서 안 좋은 집안 이야기 들어서 기분 좋을 사람이 있겠습니까? 최근 2년간 신일산업의 경영자들은 마치 모두 부도덕하고 못된 사람들인 것으로 비춰지면서 직원들이 위축되고 사기가 저하돼 기업의 경쟁력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정윤석 신일산업 전무. 사진/신일산업
지난 22일 신일산업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정윤석 전무는 "적대적 M&A시도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다는 것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인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점에서 '신일이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 며 새로운 제품보다는 기존제품만 겨우 받아들이면서 신일산업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일산업은 실제로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지난해부터 실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114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외 활동에서 초래된 소송비용과 감가상각 비용 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처와 유통점 등 신일산업의 거래 관계자들이 불안감을 느끼면서 대금결제를 종용하거나 은행권 거래도 위축되고 있다고 정 전무는 말했다.
 
정 전무는 "선풍기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신일에 대한 이미지나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며 "소모적인 경영권 분쟁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이미지가 실추돼 경영권을 가져간다해도 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선풍기 시장은 매년 350만~450만대 규모다. 주로 결혼과 취직, 기숙사 거주 등으로 본가에서 분리되는 경우에 선풍기를 새로 구입한다. 교체 수요까지 합하면  200만~300만대 정도 팔린다. 날씨가 100만대 가량을 좌우한다.
 
선풍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신일산업은 생활가전과 환경가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기청정기와 비데 등 환경가전사업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블루투스 이어폰, 살균기, 안마기, 벌레 잡는 청소기 등을 출시했다. 한때 60%까지 차지했던 선풍기 매출 비중은 현재 40% 가량으로 줄어든 상태다.
 
정 전무는 "(M&A시도 세력들이) 진심으로 신일산업의 발전을 위하는 것이라면 회사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전략 대신 명확한 비전과 투자계획 등을 밝히고 정당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과정을 진행해야 맞다"고 강조했다.
 
정 전무는 신일산업의 제품이 테팔이나 필립스 같은 글로벌 생활가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신일산업이 해외 브랜드에 맞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토종기업이라는 인지도를 쌓기 위해 좋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며 "내년 주총에서 경영권을 지켜내 회사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가겠다"고 밝혔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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