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실제 전화통화를 녹음한 '그놈 목소리'를 공개한 덕분에 연간 2300억원의 손실을 줄였다고 28일 밝혔다.
금융사기 순피해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실제로 금감원이 집계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현황'을 보면 지난 2014년 하반기 당시 월평균 337억원이던 피해액은 올해 하반기 들어 145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금감원은 그간 6차례에 걸쳐 총 217건의 그놈 목소리를 공개해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아울러 금감원의 의뢰로 한국갤럽이 조사한 결과, 국민들 중 44.4%가 그놈 목소리를 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70.4%가 그놈 목소리 공개가 사기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 20대 층에서는 그놈 목소리 인지도가 19.7%에 그쳐 20대를 위한 맞춤형 홍보전략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남겼다.
이번 조사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70세 미만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기간은 지난 10월17일~21일까지이며, 표본오차는 ±3.08%(신뢰수준 95%)다.
사진/금감원
아울러 금감원은 이날 보이스피싱 체험관을 통해 공개된 사기범의 실제 목소리 중 국민들이 가장 많이 들어본 사례 5개를 추렸다.
금감원이 꼽은 '그놈목소리' 베스트 5는 남자 사기범 3건과 여자 사기범 2건으로 분류됐다.
먼저 남자 사기범이 저지른 보이스피싱으로는 '농협직원에게 걸려온 검찰사칭 보이스피싱', '단속 수사관에게 걸려온 보이스피싱 전화', '수사기관사칭 "야 그걸 누가 속냐?' 등이 선정됐다.
여자 사기범이 관여한 보이스피싱은 '동문서답 보이스피싱 서울중앙지검 검사 사칭'과 '거질말하시거나 숨기시면 절대 안됩니다' 등이 꼽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은 국민들에게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최신 사기수법에 대해 사전학습효과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앞으로도 신·변종 사례 등을 보이스피싱 체험관에 지속해서 공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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