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도 미국 소비 전망 어두워
모건스탠리 “중요한 것은 임금 상승률”
2015-12-28 14:25:29 2015-12-28 14:25:37
국제유가가 낮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유류비를 절약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2016년 미국 소매업종들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인들이 유류비로 아낀 비용을 소매업체들에서 쇼핑에 지불하지 않고 다른 곳에 쓰거나 저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 한해 미국인들이 저유가로 인해 아낀 비용은 800억달러에 달한다. 이와 함께 북미 지역의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올해 겨울 미국인들은 난방비에서도 추가 금액을 절약하고 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저유가로 인해 소매 업체들에서의 쇼핑을 늘리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미국인들이 유가 하락에 따른 저축 자금을 일시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여윳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인들의 소비가 늘어나 소매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국제유가 하락이 아닌 임금 상승이 절실하다고 모건스탠리는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미국인들의 시간당 임금이 2.5~2.7%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올해 2.25%보다는 개선된 것이지만 역사적으로 건강하게 여겨지는 3.5%보다는 훨씬 낮은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소비자들은 임금 상승과 같이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추가 자금이 생겼을 때 비로소 소비를 늘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의 생활비가 늘어나고 있는 점 역시 유가 하락의 효과를 상쇄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켄 퍼킨스 리테일 매트릭스 전략가는 "미국 내 헬스케어와 교육비, 집값이 올라가고 있어 저유가로 모은 돈이 크게 도움이 안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렌트비에 30% 이상의 돈을 쓰는 확률은 30%였지만 2013년에 이 숫자는 52%까지 올라간 상태다.
 
또한 최근 미국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물건을 사서 쌓아놓기 보다는 외식과 여행에 돈을 더욱 쓴다는 의견도 있다.
 
JP모건체이스가 10월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가로 절약된 돈 중 20%는 외식비로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저축률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 역시 소비를 침체시키는 부분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미국 소비자들이 여윳돈을 쓰지 않고 저축을 늘리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인들의 개인 저축률은 5.6%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5%보다 오른 것이다.
 
다만 일부 글로벌 은행들은 여전히 저유가가 미국의 소매 업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노무라의 전략가인 로버트 닥터불은 “JC페니와 월마트는 내년 저유가로 인해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웬코의 전략가인 올리버 첸은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저유가로 인해 여유가 늘어난다"며 로스 스토어에 대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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