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KDB대우증권 인수결정은 그동안 혁신과 도전을 통해 내실을 다져온 미래에셋증권이 규모의 경영을 이루고 한국경제에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절실함에서 나온 선택이다. 두 증권사의 합병을 통해 한국 금융산업을 선도하고 자본시장의 DNA를 바꿔보겠다.”
사진/미래에셋증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은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24일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규모는 8조원으로 증가해 부동의 업계 1위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박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 배경에 대해 “미래에셋은 자산관리에 강하고, 대우증권은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분야가 강하기 때문에 ‘1+1’이 2가 아니라 3 또는 그 이상이 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인수 이후 국내 최고 수준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등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인수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인수금액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대략 2조4000억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정확한 금액을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 “2조4000억원이 넘는 금액도 적극 검토할 정도로 대우증권의 가치를 높다고 봤다”고 대답했다.
한편, 대우증권 노조는 합병 후 구조조정 가능성 등을 이유로 미래에셋증권으로의 매각에 강력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증권가에서 인수합병 후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사례가 많다 보니 대우증권 직원들이 불안함을 느끼는 것에 대해 이해가 간다”며 “훌륭한 업계 후배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의 증권사 구조조정 사례는 참고하지 않을 예정이며,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합병법인의 사명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입장에서 대우증권이 국내 증권업계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대우’라는 이름을 계속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거를 이해하고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미래에셋대우증권’ 사명을 선호하는데 앞으로 대우증권 임원 등과 대화하면서 사명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도전과 혁신을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이를 실현하는 경영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과거 이병철, 정주영 등 한국경제를 일으켜 온 선배들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최근에는 도전과 투자를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당장은 실패하지 않을 수 있지만 결국 도태될 수 있다”며 “현재 미래에셋과 대우증권 점포수를 합치면 170개 정도인데, 이를 250개까지 확대하는 등 도전과 혁신이라는 미래에셋의 DNA로 미래를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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