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내년 1월4일로 예정된 '제5회 변호사시험'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제5회 변호사시험은 기존 일정대로 내년 1월4일~8일까지 실시된다.
2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경란)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 강모씨 등 29명이 '제5회 변호사시험을 중단해달라"며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내년 변호사시험 공고가 신청인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내년 변호사시험 공고는 시험과목 및 출제범위, 시험방법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신청인들을 포함한 변호사시험 응시예정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 공고 자체로 응시자격이 부여된다거나 박탈되는 등 응시 예정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가져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법무부의 사법시험 유예 입장 발표는 시험공고 이후에 이뤄졌기 때문에 시험공고의 위법 여부 또는 처분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의 주무부서인 법무부가 앞으로의 법조인 인력양성 방침과 관련해 정부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법무부의 의견표명은 시험공고의 내용 자체에 아무런 변동을 가져오고 있지 않기 때문에 처분성을 가지게 된다고 할 수 없으며 시험공고를 위법하게 하는 사정변경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강씨 등은 법무부의 사법시험 유예 입장 발표에 반발해 지난 21일 법원에 "제5회 변호사시험 실시계획 공고를 취소하라"며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 소송 진행 중에 시험 실시를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행정소송 상 집행정지는 행정처분의 집행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제도다. 민사상 가압류나 가처분과 같은 보전처분에 해당한다.
이날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는 성명서를 내고 "재판부가 전국적으로 혼란을 야기한 법무부의 변호사시험공고 등과 관련한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면서도 "법원이 이번 법무부의 입장발표를 '정부부처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해 아무런 대외적 효력이 없음을 재확인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부는 더 이상 의미 없는 의견을 유지하지 말고 변호사시험법 규정대로 사법개혁을 완성하는 데 일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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