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국내에서도 신종 인플루엔자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이른바 '신종플루 공포'가 번지고 있지만, 항공이나 여행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분기 말부터는 다시 신종플루 여파가 불어닥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업체들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20일 “지난 주말 신종 플루로 국내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자 대량 취소 사태가 올까 비상이 걸렸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는 큰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한항공(003490)의 경우 19일부터 오는 31일까지 13일 동안 해외로 나가는 전체 승객 숫자는 첫 사망자가 나온 지난 14일 이전보다 4% 증가했다.
중국 노선을 예약한 승객은 지난 14일까지 9만9천명이었고, 19일은 11만명으로 6% 늘었으며, 미주 노선을 예약한 고객 숫자는 11만3천명에서 11만3800명으로 1% 늘었다.
9월 예약자 수도 일본 노선이 5%, 미주 노선이 3% 증가하는 등 전체적으로 3% 증가했다.
일본노선은 14일 77% 예약률을 나타냈지만, 20일에는 81%로 4%포인트 높아졌고, 중국 노선은 52%에서 63%로 11%포인트, 동남아는 71%에서 76%로 5%포인트, 미국 노선은 97%에서 98%로 1%포인트 높아졌다.
전체적으로는 73%에서 78%로 증가했다.
여행업계에서도 우려했던 여행상품 취소사태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신종 플루 사망자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9월 둘째 주까지 회사 여행상품 예약률은 지난해보다 9%정도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며 “올해 들어 여행상품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여행 관련 전문가들은 “휴가철 막바지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기대감이 신종 플루 사망자 발생의 공포감을 약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또 신종 플루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예방법, 백신 등이 나오면서 공포가 많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
신종 플루가 처음 번졌을 때는 비행기를 타거나 해외만 나가도 감염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대규모 취소사태가 있었지만, 지금은 조심하면 안전하고 감염되더라도 백신으로 완치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하지만 휴가철이 끝나고 여행 비수기에 접어들면 항공사와 여행사가 신종 플루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9월 둘째 주까지는 지난해보다 예약률이 높지만 그 이후에는 여행을 취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지난해 보다 마이너스로 돌아 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출발 2주전에 여행을 취소하면 벌칙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데, 2주 넘게 남은 여행 상품의 경우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휴가철이 끝난 후에는 신종 플루로 여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철이 되면 신종 플루가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아, 동남아 지역 등 여행은 더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여행사의 여행 상품 판매가 줄면 항공사 고객도 줄 수 밖에 없다”며 “비수기인 4분기에 신종 플루로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이 줄면, 얼마나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느냐가 항공사 실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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