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출고가 1000원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라면, 맥주 등의 재화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인상할 것으로 보여 올해 장바구니 물가가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와 소주에 이어 올해 역시 라면과 맥주 등의 가격 인상 요인이 충분해 새해 서민 생활과 밀접한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
현재 라면과 맥주 제조업체들은 기존 제품의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인상 요인 자체는 충분하다는 것에 대부분 공감하는 모습이다. 사실상 인상 시기를 조율하며 여론을 파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맥주의 경우
하이트진로(000080)가 2012년 7월 맥주 출고가를 5.93% 올린데 이어 오비맥주가 같은해 8월 전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89% 인상했다. 맥주가격이 동결된지 햇수로 4년째에 접어든 셈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해 7월 맥주보리·맥아 등 5개 품목의 할당관세 적용을 중단해 맥주의 주원료인 맥주보리·맥아의 관세가 이전보다 30% 올랐다. 맥아·홉 등 맥주 주원료 국제 시세가 매년 오르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업체들은 소주 가격 인상에 이어 맥주까지 출고가를 올릴 경우 악화될 여론에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를 시작으로 새해 들어 대부분의 소주 제조업체들이 출고가를 인상하며 '출고가 1000원 시대'를 맞았다. 이에 따라 일선 음식점들도 각자 500~1000원 가량 소주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소주 출고가를 올리지 않은 업체는 전라도 지역에서 '잎새주'를 판매하는
보해양조(000890)가 유일하다.
한 맥주 제조업체 관계자는 "맥주 역시 4년째 출고가가 동결이 되고 있어 인상 요인은 분명히 있다"며 "하지만 소주 가격 인상으로 워낙 이미지가 좋지 않아 가격인상을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라면 시장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2011년 이후 라면 주요 라면 제조업체들의 기존 제품 가격은 동결됐다. 그러나 인건비, 물류비 등의 오른데다 라면의 주재료인 소맥분과 전분의 가격도 상승해 가격 인상요인은 충분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최근 프리미엄 짜장·짬뽕라면 등 일반 라면 가격의 두배(1500원대)에 달하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 제품의 인상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전망이다.
라면 제조업체 관계자는 "특별히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물가 인상부분은 회사 내부에서 감내하고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외에도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일부 채소 가격까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서민들의 한숨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양파(1Kg, 소매)가격은 12월31일 기준 전년동기 대비 99.9% 상승한 2619원에 거래됐다. 마늘(1Kg) 가격도 전년 대비 44.3% 증가한 1만45원이다.
한편 지난해 소비자물가은 역대 최저인 0.7%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농촌경제원에 따르면 소비자 체감 장바구니 물가 수준은 1년 전 대비 12.2% 상승했다.
지난해 담배, 소주에 이어 올해 라면, 맥주 등의 재화들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보여 새해 장바구니 물가가 더 팍팍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 제품들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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